수도권에서 포획된 유기동물 대부분을 수용하는 보호소에서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검출됐습니다.
제대로 된 격리 시스템이 없는 게 문제로 지목됐습니다.
우종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해 10월, 최보윤 씨는 유기견 한 마리를 입양 신청했습니다.
신청한 곳은 경기 양주시에 있는 한 유기동물 보호소로, 수도권 최대규모입니다.
그런데 최 씨는 갑자기 해당 유기견이 파보바이러스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파보바이러스는 길게는 2주까지 잠복기를 거친 뒤 발현 즉시 사망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입니다.
▶ 인터뷰 : 최보윤 씨
- "빨리 데려왔으면 살릴 수 있었을 텐데…(한편으로는) 입양한 동물 때문에 집에 있는 동물이 (감염돼) 죽었을 수도 있겠구나…."
급기야 경기도와 서울시가 지난해 말 감염 조사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유기동물과 보호소 내부 대부분에서 파보바이러스가 검출됐고, 코로나 바이러스와 고양이가 걸리는 범백혈구감소증바이러스도 여러 곳에서 발견됐습니다.
▶ 스탠딩 : 우종환 / 기자
- "각 지역에서 포획된 유기동물들이 들어오면 안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는 상황인 겁니다."
전문가들은 격리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는 환경을 원인으로 꼽습니다.
입소 시점부터 검사로 걸러지지 않는 잠복기를 고려해 격리해야 하지만, 충분히 격리하지 않은 동물들이 잠복기가 끝난 뒤 바이러스를 퍼뜨린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송대섭 / 고려대 약학대 교수
- "임상 증상 나타날 때까지 최소한 일주일 이내 격리하는 게 이상적이고요. 잠복기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길게 하는 게 좋고…."
해당 보호소 측은 들어오는 동물들을 하루 정도 격리하고 있고, 소독도 꾸준히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이곳뿐만이 아닙니다.
MBN이 정보공개청구로 확인한 결과, 수도권의 다른 보호소들에서도 전염병 감염이 확인됐고, 지자체가 아예 자료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곳도 많았습니다.
운영 규정에는 감염이 확인된 동물은 격리하라고 돼 있지만, 잠복기일 가능성을 고려한 격리 규정은 따로 없습니다.
지자체들이 정기적으로 시설을 점검하고 있지만, 감염병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N뉴스 우종환입니다. [ ugiza@mbn.co.kr ]
영상취재 : 김영호·김회종·김준모 기자, 현기혁 VJ
영상편집 : 양성훈
MBN 기획보도팀은 관련 제보를 기다립니다.
전화 : 02-2000-3202
메일 : mbngib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