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간 직장이라도 정년까지 다니고 싶지만, 현실은 그저 희망 사항일 뿐입니다. 법적으로 정년은 60세 이상이지만 대다수 직장인들의 평균 퇴직 나이는 49세로, 50세가 되기도 전에 다른 일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어쩌다 그 자릴 지키더라도, 위아래 눈치 보기에 급급해 말 그대로 가시방석. 45세면 정년이라는 '사오정'과 56세까지 일하면 도둑이라는 의미의 '오륙도'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죠.
그래설까요, 얼마 전 국가인권위원회가 모 기업에, 정년에 가까워진 직원에게 암묵적으로 퇴직을 권고하는 관행이 차별이라며, 시정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언뜻 반가운 소식일 순 있지만, 권고는 권고일 뿐 법적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기업에서 거부하면 그만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 기업은 능력에 따른 정당한 보직 해임과 일탈에 대한 징계였다며 반발하고 있지요.
물론, 잘못이 있었다면 당연한 조치일 겁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40대 부서장 비율은 69%, 만 50세 이상은 20% 초반대였다는 걸 보면 개인만의 문제로 치부해도 될지는 의문입니다.
더구나 2, 30대 직장인들조차 40대 이전에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며 학원에,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으니 상황은 충분히 짐작이 되지요.
대한민국엔 자영업자가 너무 많다고들 하지요. 신입사원 평균 나이 27세, 초혼 평균 나이는 32세, 50세엔 아이가 대학에 입학도 채 못할 나이로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하지만 직장에선 나가라고 하고,사회에선 받아주는 곳이 없으니 할 수 있는 거라곤, 10곳 중 8곳이 망한다는 자영업뿐인 겁니다.
이젠 정책을 좀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홍남기 부총리는 '새해엔 경제주체들이 희망을 갖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당장 지금 우리 사회에서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주체가 누군지도 살펴야 합니다. 가장이 희망이 없는데 가족에, 국가에 희망이 있겠습니까. 우리는 누구나 나이를 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