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작심삼일`…미리낸 돈 환불받으려면?

↑ 장기 등록시 큰 할인율을 제공하지만 환불은 정상가를 제한다는 헬스장이 많아 규정을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직장인 현 모씨(25)는 취업준비생 시절 한 달 7만 원인 헬스장을 1년 이용하는 조건으로 48만원을 냈다. 12개월 이용료 반값에 매달 운동복 비용 5000원씩을 더한 값이다. 하지만 취직을 하게 되며 3개월이 지난 뒤 환불을 요청하자 12만원을 돌려준다고 했다. 운동복 비용(1만 원)과 무료 서비스로 받은 수업비용(14만 원)을 빼고 이용료도 정상가(21만 원)로 계산했기 때문이다. 터무니없는 금액에 그는 소비자원을 거쳐 지자체에 신고한 뒤에야 위약금과 이용액을 뺀 31만 원 정도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는 9개월이 걸렸다.
꾸준하게 운동을 하겠다는 새해 목표를 세워 헬스장을 찾는 소비자가 많지만 환불 피해 사례가 많은 만큼 계약 전부터 주의할 필요가 있다.
헬스장들은 보통 장기등록을 하는 고객에게는 할인을 제공한다. 큰 할인율에 장기등록을 등록을 하는 소비자가 대부분이지만 작심삼일로 끝날 경우 환불이 쉽지 않다. 헬스장에서 환불을 거부하거나 터무니없는 금액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헬스장 관련 피해구제 사건은 ▲2014년 1148건 ▲2015년 1365건 ▲2016년 1403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했다.
방문판매법 제31조 계약의 해지에 관한 내용에 따르면 계속거래업자등과 계속거래 등의 계약을 체결한 소비자는 계약기간 중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헬스장들이 할인가로 계약할 경우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환불을 거부하지만 환불을 해줘야 하는 것이다. 만약 계약서에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규정이 있더라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약관법 제8조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 손해금 등의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 조항은 무효로 한다. 일반적으로는 위약금 10%와 전체 계약 금액에서 이용금액을 뺀 나머지를 환급 받을 수 있다.
법적으로 환불이 가능하다지만 이를 포기하는 소비자가 많다. 소비자원이나 지자체를 통해 해결하는 것은 서류를 준비와 기다림이 번거롭기 때문이다. 소비자원에 전화나 인터넷 상담을 한 뒤 피해구제 신청을 하고 여기에서도 합의가 되지 않으면 지자체에 신고를 해야 한다. 이 과정이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1년이 넘어가기도 한다.
헬스장 환불을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헬스장에서 설명하지 않는 계약서의 내용을 꼼꼼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
서비스라는 명목으로 제공하는 수업과 물품에 관한 가격을 알아둬야 한다. 헬스 환불시 소비자가 피해를 입는 가장 큰 이유다. 대부분 헬스장들이 장기 등록을 한 고객에게 서비스라며 개인수업(PT)을 제공하지만 피해자들은 이 수업이 환불 비용을 줄이기 위한 '꼼수'라 고 지적한다. 환불을 요구하면 수업 요금을 빼버려 한 달 헬스장 이용비보다 많은 금액을 청구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의 한 헬스장을 찾아 등록을 문의하니 환불 때는 이용금액을 제외하고 돌려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헬스장을 1년 등록한 이용객의 계약서를 살피니 환불을 하면 수업비용을 내야한다는 항목이 있었다.
가입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장기등록을 유도하는 헬스장의 경우 가입비용을 적게는 2만 원에서 5만 원까지 받고 있다. 별도로 가입비를 받는 곳도 있지만 등록 때는 비용을 청구하지 않고 환불 때 이 금액을 뺀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등록 전에 가입비가 얼마로 책정돼 있는지를 살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신용카드 할부 거래로 헬스를 등록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소비자원의 설명에 따르면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6조에 의거해 계약이 취소 해지됐을 경우 소비자는 카드사에 연락해 할부 잔액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디지털뉴스국 류혜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