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노부부 살해 피의자 영장 신청…범행동기 집중 조사

30대 남성이 충남 서천에서 아버지를 살해한 뒤 인천으로 이동해 80대 노부부를 무참히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범행동기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하는 등 잔혹한 수법 등으로 미뤄 가족 불화설 때문이라는 예상과 함께 금품을 노린 사건이라거나 정신질환자의 범행이라는 의견까지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정확한 동기나 이유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상황입니다.

충남지방경찰청은 오늘(8일) 존속살해 혐의로 31살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28일 충남 서천군 장항읍에서 혼자 사는 66살 아버지를 찾아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른 뒤 코와 입을 막아 질식시킨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시신은 지난 2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A 씨는 또 아버지를 살해한 뒤 인천으로 이동해 80대 노부부를 살해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검거 당시 A 씨가 타인의 은행카드와 도장을 갖고 있던 점을 수상히 여긴 경찰이 추궁하자 '인천에서 살해한 노부부의 것'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경찰이 신용카드 명의자의 집에 찾아가 보니 80대 노부부가 흉기에 찔려 숨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A 씨가 아버지를 살해한 구체적인 범행동기나 이유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인천 노부부 살해사건에 대해서는 '도피자금'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A 씨가 아버지를 살해한 이유에 대해서는 오리무중입니다.

A 씨가 구체적인 범행동기에 대해 신빙성 낮은 진술을 하거나 횡설수설하는 등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른 뒤 질식시키는 등 잔혹한 수법 등으로 미뤄 가족 간 원한 관계에 의한 범행이라는 추측이 나오지만 이를 범행동기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게 경찰의 입장입니다.

경찰은 A 씨의 휴대전화 등에 남아있는 디지털 정보를 분석하는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A 씨가 지인들과 주고받은 문자, 지인과의 통화, 검색 내용 등이 조사되면 범행동기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A 씨가 아버지를 살해한 뒤 아버지의 신용카드로 귀금속을 산 정황을 포착하고 범행동기와 관련 있는지도 따져보고 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수도권의 귀금속 판매점에서 아버지 신용카드로 3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산 뒤 또 다른 귀금속 판매점에 되팔았습니다.

여기에 A 씨의 아버지가 부동산 중개업을 통해 적지 않은 재산을 갖고 있었다는 점 등도 금품을 노린 살인이라는 추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정신질환자에 의한 살인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A 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어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다는 주장이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A 씨의 정신병력 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아버지를 살해한 범행동기를 규명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일단 A 씨에 대해 존속살해 혐의만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인천 노부부 살인 사건에 대해서는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