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때 일본 히타치조선소 등에서 강제 노역한 피해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1일 서울고법 민사19부(부장판사 고의영)는 이 모 씨(95)가 히타치조센 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위자료 청구액 1억2000만원 중 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라 강제노역에 동원된 피징용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았다는 기조를 유지해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손해배상 채무 이행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또 "불법성의 정도와 통화가치 변동 등을 감안해 위자료를 산정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했다.
이씨는 1944년 경북 영양군에서 국민징용령에 따라 징용영서를 받고 안동과 부산을 거쳐 일본 오사카 소재 히타치조선소로 끌려갔다. 자재 운반 업무를 담당하다 회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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