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지역 치안을 담당하던 지구대와 파출소가 수년째 빈 건물로 흉물처럼 방치돼 있다면 밤길 지나기가 오히려 무섭겠죠?
이렇게 빈 경찰서 건물들이 전국적으로 200곳이 넘는다고 하는데 심지어 정확한 집계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왜 오랫동안 방치된 건지 안병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도심의 한 건물, 애초 경찰 지구대였지만 통폐합되면서 4년 전부터 비어 있습니다.
화단엔 군데군데 쓰레기가 버려져 있고 넝쿨식물이 마구잡이로 자라 방범창을 가렸습니다.
▶ 인터뷰 : 김상주 / 경기 부천시
- "왔다갔다하면서 볼 때마다 굉장히 흉물스럽고 철거를 하든지 아니면 세를 주든지 해서 활용을 해야 하는데…."
이곳은 「국가소유 건물로 현재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관리하고 있지만, 용도 변경이 불가능한 매각제한재산으로 분류돼 있어 마땅한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직접 관리하는 건물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 스탠딩 : 안병욱 / 기자
- "2년 전 지구대가 이전하면서 빈 건물이 된 곳입니다. 안에는 책상 등 각종 집기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습니다."
건물은 경찰청 소유지만, 토지가 주변 아파트 주민들 소유인 탓에 처리방안을 둘러싼 이견으로 지금까지 방치돼 왔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지금은 그것을 처리하는 순서인데 (건물) 철거하기로 했어요. 예산을 올해 배정받아서…."
6년 전 주변 지하철 공사로 건물에 균열이 생겨 파출소가 이전하면서 빈 건물이 된 이곳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서울시가 관리하면서 공동체 주택으로 활용하려고 했지만, 법적인 문제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이처럼 빈 경찰서 건물이 곳곳에 방치되면서 도심 미관을 해치는 건 물론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
나라 재산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병욱입니다. [obo@mbn.co.kr]
영상취재 :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