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들어도 성희롱인 이 말은, 불과 일주일 전 인천의 한 여고에서 폭로됐습니다. 미투 운동이 일어난 지 1년이 지났는데 이런 황당한 일들은 왜 되풀이 되고 있는 걸까요.
알고 보니, 학교에서는 성추행이나 성폭행이 신고돼도 요란하게 징계하는 흉내만 냈지 처벌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신고된 학교 성폭력 33건에서, 파면이나 해임과 같은 중징계를 받은 교사도, 감봉과 견책 같은 경징계도 받은 교사도 없었습니다. 교육 당국도 다 눈감아줬지요.
지난해 3월, 졸업생들이 재학시절 교사들의 성폭력을 폭로해 스쿨 미투를 촉발시킨 서울 용화여고. 여긴 어땠을까요.
학교는 해당 교사 18명을 파면하거나 해임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검찰은 해당 교사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러니, 교사는 당연히 학교의 징계 처분 절차가 잘못됐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파면 취소 결정까지 받아내기에 이르지요.
그럼 용감하게 성폭력을 폭로했던 학생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그들은 '죄 없는 사람을 잡았다.'며 온갖 욕설과 비난을 듣고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자기가 성폭력을 당했다고 알린 사람들 역시, 꽃뱀이니, 평소 행실이 안 좋았느니 하는 온갖 루머에 시달리고, 포털사이트에선 피해자 이름과 함께 악의적인 단어들이 자동으로 붙어 검색되는 등 2차, 3차 피해까지 당하고 있습니다. 이러다간 우리 사회가, 여성들이 미투 운동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까지 들 정돕니다.
지금 중고생들은 어른들을 믿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실을 폭로해도 제자리이니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미투 운동을 하겠다는 거죠. '미투 운동은 특별한 게 아니다,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라는 거다.' 이 당연한 말이 왜 통하지 않는 건지, 아이들에겐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 건지, 고민이 깊어지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