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쓰레기를 모아 생계를 유지하는 폐지 노인들 종종 접하시죠.
그런데 폐지 노인들이 집에 쌓아놓은 쓰레기에 불이 붙으면서 최근 화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재활용품 쓰레기를 집에 쌓아놓을 수밖에 없는 폐지 수거 노인들의 속사정, 배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건물 옥상에서 시뻘건 불길이 솟아오릅니다.
소방대원들이 연방 물을 뿌려보지만 옥상에 모아둔 쓰레기 때문에 불길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습니다.
은평구에서 발생한 화재도 집에 쌓아놓은 재활용 쓰레기 때문에 진압하는데 4시간 반이나 걸렸습니다.
두 화재 모두 폐지 줍는 노인들이 집에 보관해둔 재활용 쓰레기가 화재를 키웠습니다.
▶ 인터뷰 : 폐지 수거 노인
- "이거 가지고 먹고사는데. 갖고 가면 돈 조금 주고 힘만 들고. 싸니까 모아뒀다가 조금 오르면 내려고 하는 사람도…."
실제 화재 현장을 가보니 옥상에 타다 만 재활용 쓰레기들이 널려 있고, 반쯤 탄 폐지들과 페트병 등 재활용품들이 집 안팎에 가득했습니다.
▶ 스탠딩 : 배준우 / 기자
- "집 앞부터 골목 안쪽까지 빼곡히 쌓여 있는 이런 재활용 쓰레기들은 가연성이 높아 대형 화재를 유발할 위험이 큽니다."
주워온 재활용품을 바로바로 팔지 못하고 쌓아둔 이유는지난해 중국이 재활용품 수입규제를 강화하면서 거래 가격이 뚝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폐기물처리업체 관계자
- "플라스틱은 (작년 대비) 거의 뭐 반 토막 이상 떨어졌고요. 페트같은 경우에는 취급을 안 하려고 해요."
지자체는 쓰레기를 쌓아둔 노인들의 집 청소를 일부 지원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닙니다.
▶ 인터뷰(☎) : 구청 관계자
- "구청 단위에선 체계적으로 지원하거나 매뉴얼을 만들어서 하는 상태는 아니고. 동별로 자체적으로 결정해서 지원해주거나…."
뚝 떨어진 재활용품 가격에 생계 위협은 물론 화재 위험까지 내몰리면서 폐지 수거 노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배준우입니다.
[ wook21@mbn.co.kr ]
영상취재 :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
화면제공 : 서울 구로소방서, 서울 은평소방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