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두고 전통시장에서 쓰는 온누리상품권이 열흘간 10% 할인판매 되면서 품귀현상까지 빚어졌는데요.
그런데 이 상품권, 실제로 전통시장에서 제대로 쓰였을까요?
노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설 연휴 직전 열흘 가량 10% 할인판매됐던 온누리 상품권.
큰 폭의 특별할인에 품귀현상까지 빚어지며 판매 현장에선 일찌감치 동나버렸습니다.
▶ 인터뷰 : 은행 관계자
- "진작에 떨어졌어요. 거의 하루 만에…. 한 사람당 (구매 한도가) 50만 원인데 대단히 많이 사가요."
그렇다면, 이렇게 절찬리에 판매된 온누리 상품권은 전통시장에서 실제로 쓰였을까?
▶ 인터뷰 : 전통시장 상인
- "온누리 상품권 다 다른 데로 건너갔나 봐요. 들어오는 게 없는데…."
▶ 스탠딩 : 노태현 / 기자
- "어렵게 구한 온누리 상품권입니다. 1인당 최대 구매 한도인 50만 원어치를 45만 원에 구입했는데요. 온라인 거래사이트에 46만 원에 판매한다고 올려보겠습니다."
게시글을 올리기 무섭게 상품권을 사겠다는 사람들의 전화와 문자가 줄을 잇습니다.
이중 상품권 거래를 업으로 한다는 사람을 직접 접촉해봤습니다.
구입한 상품권을 1~2만 원 정도의 차액을 남기고 가맹점 상인에게 되판다고 귀띔합니다.
상인들은 싸게 구매한 온누리 상품권을 은행에 가져가면 액면가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 인터뷰 : 상품권 매매업자
- "상인들이 (저희한테) 사 가지고 넘기는 거지요. 조합이 있어요."
심지어 이런 거래가 조직적으로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고도 말합니다.
▶ 인터뷰 : 상품권 매매업자
- "회사 OOO 같은 데는 (직원에게) 명절 때마다 50만 원씩 나와요. 그럼 몇천 장 몇만 장씩도 거래하고 그러니까…."
이번 설을 맞아 시중에 풀린 온누리 상품권은 4천5백억 원어치.
이 중 10% 할인액 450억 원을 메우는 건 결국 국민의 세금인 정부 재정입니다.
보전 금액 상당수가 상품권 깡을 하는 사람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가면서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취지가 무색해졌습니다.
MBN뉴스 노태현입니다. [nth302@mbn.co.kr]
영상취재 : 유용규 기자·김영환 VJ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