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폭행범 자수 "새벽에 택시 안 잡혀 화나…기억 안 나"

여성 택시기사를 무차별로 폭행한 뒤 달아났던 40대 남성이 16시간 만에 경찰에 자수해 조사를 받고 귀가했습니다.

오늘(11일)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만취한 상태로 택시기사를 마구 폭행한 혐의(특가법상 운전자 폭행)를 받는 김 모(40) 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어제(10일) 오전 4시 30분쯤 김 씨는 남양주시 호평동 아파트 단지 인근 도로를 지나는 택시 안에서 기사 이 모(62) 씨를 주먹으로 마구 때린 뒤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당시 소주 2∼3병을 마셔 만취한 상태로 범행 내용에 대해서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으나 범행 사실은 시인했습니다.

범행을 저지르기 직전 김 씨는 기사 이 씨와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 씨가 새벽에 택시가 잘 잡히지 않아 화가 난다며 짜증을 내자, 이 씨가 그럼 다른 차를 타라고 하자 폭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피해자인 이 씨 딸에 따르면 만취 상태로 인근 대형마트에서 택시에 탑승한 김 씨가 이 씨에게 욕설을 퍼부으면서 "같이 죽자"며 핸들을 잡아당겼습니다. 위험을 느낀 이 씨가 택시를 세우고 말리자 김 씨는 이 씨를 무차별 폭행한 뒤 그대로 달아났습니다.

이 씨는 곧바로 112에 신고하고 가족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119 구급대가 정신을 잃은 이 씨를 병원으로 후송했습니다.

김 씨는 경찰이 자신의 신원을 파악해 검거하기 직전, 가족의 설득에 사건 발생 16시간여 만인 어제(10일) 오후 8시 45분쯤 경찰에 자진 출석했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자수한 점을 고려해 조사가 끝난 뒤 일단 귀가하도록 했지만, 이날 김 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