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손님 태우기 겁나"…무방비 택시기사 '수난시대'

【 앵커멘트 】
어제 경기 남양주에서 만취한 취객이 여성 택시 기사를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또다시 벌어졌습니다.
택시와 버스기사가 승객에게 폭행 당하는 사건은 매년 3천 건에 달하는데요.
도로에서의 이런 폭행은 자칫 대형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정수정 기자입니다.


【 기자 】
술에 취한 40대 남성 승객이 60대 여성 택시 기사에게 욕을 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주먹을 휘두릅니다.

"뭐하러 앞차 XX야. XX. 야 앞까지만 부탁한다고 했잖아!"

지난해 5월에는 택시 기사가 술에 취한 승객에게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2017년에는 만취 승객이 달리는 택시의 핸들을 꺾는 바람에 택시가 한강변으로 추락했습니다.

▶ 스탠딩 : 정수정 / 기자
- "버스나 택시기사가 폭행을 당하는 사건은 연간 3천여 건입니다. 하루에 여덟건 넘게 발생하는 셈입니다."

특히 보호벽이 있는 버스와 달리 택시는 밀폐된 작은 공간이고 다른 승객의 도움조차 받을 수 없어 이런 폭행은 큰 피해로 이어지기 십상입니다.

▶ 인터뷰 : 권오인 / 택시 기사
- "저녁에는 불안해서 동료들도 야간 일을 안 한다는 분들도 더러 있어요."

우리나라도 미국과 호주처럼 택시에도 보호벽 설치를 의무화 하자는 움직임이 있지만,

▶ 인터뷰 : 이삼형 / 공공운수노조 정책위원장
- "우발적인 사고인데, 외국이나 버스처럼 보호막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법 말고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고…."

비용과 불편 때문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어서 실제 법제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군자 / 택시 기사
- "공간이 넓지 않아서 칸막이 해서 하면 좀 (좁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현재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은 가중처벌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수정입니다. [ suall@mbn.co.kr ]

영상취재 : 현기혁 VJ
화면제공 : 시청자 제보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