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판사들을 통제한 정황이 공소장에 구체적으로 적시됐습니다.
'인사비밀'이라는 봉투를 나눠주며 정초부터 이른바 눈엣가시인 판사들의 리스트를 만들도록 했는데, 리스트에 오른 해당 판사의 인사 등급은 최하위로 뚝 떨어졌습니다.
이혁근 기자입니다.
【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장들은 양 전 원장에게 새해 인사를 올 때 '인비'라는 봉투에 몇몇 판사들의 인사기록을 담아 냈습니다.
인비는 '인사비밀'의 줄임말.
판사들 가운데 대법원이나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든 이른바 '눈엣가시 판사' 명단을 제출한 겁니다.
이를 바탕으로 '판사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졌고, 여기에 이름을 올린 판사는 성추행이나 음주운전 등 비위를 저지른 것과 같은 최하위 G그룹 인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판사의 인사 등급은 A~G까지 7등급으로 나뉘는데, 등급이 높을수록 희망 법원에 배정될 수 있습니다.
양승태 대법원과 뜻을 달리한 판사 가운데는 A그룹이었다가 순식간에 G그룹으로 수직낙하한 사람이 부지기수입니다.
검찰은 판사들이 대법원의 방침에 순응하게 하기 위해 양 전 원장이 인사권을 갖고 판사들을 통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이혁근 / 기자
- "새해 인사로 판사 블랙리스트를 받고, 반기를 들면 7등급 인사 처분을 내린 양승태 전 원장이 재판에서 어떤 입장을 밝힐지 관심이 쏠립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 root@mbn.co.kr ]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