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올해 정책 기조입니다. 잘 사는 사람은 더 잘 살고, 못사는 사람은 더 힘든, 그런 불평등한 경제구조를 고쳐 다 같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거죠.
신년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이지만, 2년 전 현 정부 탄생 때부터 들은 말. 바꿔 말하면 2년이나 된 정책입니다. 그러니, 이젠 어느 정도 성과가 나와야 하는데 어제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가구별 소득은 기대와는 정반대 하위 20%와 상위 20% 가구의 소득 차이가 무려 6배, 통계작성 이후 최대폭으로 벌어진 겁니다. 말 그대로, 잘 사는 사람은 더 잘 살고, 못사는 사람은 더 못 살게 된 거죠.
놀란 정부는 긴급 장관회의까지 열었지만, 나온 결론은 기존대로 하겠다 였습니다. 고령화 사회 구조로 인한 일시적인 문제며 고용 부진으로 인한 일부 저소득층의 문제라면서요.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소득층이 주로 맡는 일용직과 임시직 고용이 줄고, 중산층인 자영업자들이 폐업하는 상황을 다 보면서도 말이지요.
정책을 바꾸는 건 쉽지 않습니다, 통계에 대한 분석도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벌써 작년에 대통령이, 일자리 정책이 충분치 못했다며 사과를 했고, 이번 통계까지 이렇게 나왔다면, 뭔가 바꾸거나 보완을 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은 뉴딜 정책을 추진하던 중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으로 인한 폐해가 나타나자 뒤늦게나마 시장의 현실을 반영토록 정책을 바꿨고, 그것이 대공황을 극복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합니다.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이, 4대강 사업만 봐도, 그렇게 여기저기서 문제가 있다고 했을 때, 수정이나 보완만 했더라도 지금처럼 엄청난 혈세가 낭비되진 않았을 겁니다.
대통령의 말대로 모두가 잘 사는 길로 가야 하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길을 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곳이 나와 방향을 바꿀 때도 있고, 다시 돌아가야 할 때도 있지 않는 거 아니겠습니까. 지금이라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건지 제대로 살펴봐야 합니다. 어떤 정책이든 결국은 정부를 위한 게 아닌 국민을 위한 게 되어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