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다니다 보면 택시를 타라고 설치된 택시 승차대가 있는데, 자주 이용하시나요?
대부분 손만 들면 어디서나 택시를 탈 수 있어 사실상 무용지물인데요.
기사도 승객도 외면하는 택시 승차대 현장, 김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직장이 밀집해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중구와 광화문 일대 택시 승차대를 둘러봤습니다.
남대문의 한 택시 승차대,
30분 동안 이곳에서 택시를 기다린 손님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 인터뷰 : 박예슬 / 서울 연희동
- "카카오 택시 앱을 많이 사용하고요. 아니면 그때그때 손 흔들어서 잡아요. 서울역 앞에 있는 승차대는 이용하는데 그 외에는 잘…."
버젓이 승차대가 있지만, 바로 앞에 손님을 내려준 택시는 그대로 가버립니다.
▶ 인터뷰 : 이광일 / 택시 기사
- "명동 입구 같은 데가 필요한데 한가한 데, 엉뚱한 데 세워놓고. 손님 태우려고 서 있는 것 아니에요. 쉬려고 서 있는 거지."
승차대와 5분 거리의 명동 입구에 가서야 서 있는 빈 택시와 손님들이 보입니다.
택시 한 대만 덩그러니 있는 또 다른 승차대는 버스정류장 바로 뒤에 있어 교통혼잡까지 빚어집니다.
버스 한 대가 택시를 아슬하게 피해 정류장에 서고 나가는 택시와 들어오는 버스가 뒤엉킵니다.
서울시에 설치된 택시 승차대는 330곳,
하지만, 이용승객은 전체의 고작 3%입니다.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 "이용률이 저조한 택시 승차대 부분, 민원이 들어오거나 버스 정류장과 약간 겹쳐지는 부분이 발생하면 철거도 하고요."
이용률을 높이겠다며 2년 전 발표한 스마트 승차대는 아직 한 곳도 없고, 서울시는 설치할 계획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김지영 / 기자
- "스마트 승차대 설치가 예정된 곳입니다. 여전히 아무 기능 없이 외관만 갖춰져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창무 /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 "택시 승차대가 오히려 인도나 차도 일부를 점거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변화나 시민들의 입장을 고려해 개선이…."
한 곳당 1천만 원이 넘는 비용이 든 승차대 수백 곳이 승객도 기사도 외면한 채 방치돼 있습니다.
MBN뉴스 김지영입니다. [gutjy@mbn.co.kr]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