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이산화탄소 누출사고…경찰, 18명 기소의견 송치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를 수사중인 경찰이 삼성전자 임직원 11명을 포함해 총 18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박찬훈 삼성전자 부사장 등 삼성전자 임직원 11명과 협력업체(2곳) 관계자 7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박 부사장은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최고 책임자로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 관련 입건자 중 가장 고위급 인사다.
이들은 지난해 9월 4일 오후 2시께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6-3라인 지하 1층 이산화탄소 집합관실 옆 복도에서 소화용 이산화탄소가 누출돼 근로자 2명이 숨지고 1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6개월여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박 부사장 등이 안전 관리 등의 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해 인명사고는 화재 시에만 작동해야 하는 이산화탄소 밸브가 열리면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시작했고 이어 밸브가 터지면서 인명피해가 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 따르면 문제의 밸브는 1998년 제작된 동(銅) 재질의 제품으로 부식과 균열, 기계적 진동, 나사마모, 나사골 갈라짐 등의 변형과 순간적인 응력 집중으로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밸브 관리가 평소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전문기관의 분석 결과 등을 근거로 안전 관리 의무가 있는 박 부사장 등에게 사고의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냈다. 경찰은 '즉시 신고 의무'가 있는 화학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사고 발생 1시간 49분 뒤 늑장 신고한 책임을 물어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용인 =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