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1987년과 1988년에 작성된 외교문서 1620권 총 25만여 쪽 분량의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전두환 정부는 1987년 대선을 앞두고 KAL기 폭파범인 김현희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치열한 외교교섭을 벌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13대 대통령 선거를 2주 앞둔 지난 1987년 11월 29일.
인도양 상공에서 대한항공 858기가 폭발해 승객과 승무원 115명 전원이 숨졌고, 검거된 북한 공작원 김현희는 12월 15일 한국으로 이송됐습니다.
((현장음)
"여객기 폭파 만행 규탄하는 궐기 대회가 서울에서도 열려 단호한 응징과 전 국민의 안보 결의 강화를…."
당시 박수길 외교부 차관보는 대선 전인 "12월 15일까지 김현희가 한국에 도착하려면 12일까지 바레인 측으로부터 인도를 통보받아야 한다"며 바레인 정부를 압박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에는 사마란치 IOC 위원장이 88서울올림픽에 북한이 참여를 거부할 것을 예상하고, 사회주의 국가 참여 독려를 위해 분산 개최를 제안한 것도 새롭게 알려졌습니다.
또 중국이 서울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단을 열차에 태워 한국에 보내려 했으나, 북한의 반대로 무산됐다는 중국 외교관의 증언도 담겼습니다.
이밖에 88 서울장애인올림픽이 정부의 몰이해로 호주에서 열린 뻔 했던 외교비화도 함께 공개됐습니다.
MBN 뉴스 안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