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컴퓨터 작업을 클릭 한 번으로 해결하는 프로그램을 '매크로'라고 합니다.
이 매크로는 컴퓨터 능력을 평가해야 하는 국가자격증 시험에서는 당연히 사용금지입니다.
그런데 유명 인터넷강의 업체들이 국가자격증 시험장에서 매크로를 사용하라며, 가르치고 부추기는 현장이 포착됐습니다.
손하늘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기자 】
일반기계기사 자격증 시험에서 쓰는 한 컴퓨터 프로그램의 인터넷강의입니다.
강사가 시험 중 매크로를 사용하라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인터넷강의 강사
- "6시간 안에 이것(도면)을 만들어야 되는데, 안 들고 가서 (시험을) 치는 애들이랑 리스프(매크로)를 쓴 애들이랑 엄청난 시간 차이가 나요."
또 다른 인터넷강의 업체의 강사도 "매크로를 설치해 가라"고 권하고, 수강생이 주저하자 "시험 감독관은 전문가가 아니다"라며 안심시키기까지 합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수험생
- "(매크로가) 부정행위라는 것도 나중에 알았거든요. 왜냐면 처음 강의 들을 때부터 그렇게 그냥 하고 계셔서, 그 강사님은."
매크로는 일종의 단축키.
제한된 시간 안에 답안 도면을 완성해야 하는 실기 시험에서, 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시간을 3분의 1 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불합격했던 수험생이 매크로를 사용해 합격했다는 후기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스탠딩 : 손하늘 / 기자
- "제가 직접 시험을 본다고 가정하고 매크로 프로그램을 불러와 봤습니다. 하나하나 입력해야 하는 특수문자가 보시는 것처럼 한번에 들어갑니다."
시험장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쓰려면 자신의 노트북 컴퓨터나 마우스에 파일을 몰래 저장해가야 합니다.
이러다보니, 수험생끼리 특정 시험장의 노트북 검사가 엄격한지를 묻고 답하는 모습도 쉽게 포착됩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기계설계 전문가
- "친구끼리 같이 (자격증 준비를) 하는 경우들이 많아서, '센스 팁'이라고 얘기를 하기도 하고 '매너 팁'이라고도 얘기를…."
응시생이 한 해 8천명에 달하는 인기 자격증 시험이지만, 관할기관인 산업인력공단은 이런 부정행위에 대해 당장 이렇다할 조치를 내놓지 못하는 상황.
공정한 기회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국가자격시험이 부정행위로 멍들고 있습니다.
MBN뉴스 손하늘입니다.
[ sonar@mbn.co.kr ]
영상취재 : 라웅비·김현석 기자, 현기혁 VJ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