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방선거 선거운동을 하면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김일권 경남 양산시장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울산지법 형사12부(김관구 부장판사)는 오늘(1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시장에게 검찰 구형량과 같은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됩니다. 김 시장은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시장 직위를 상실합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기자회견을 하면서 회견문을 그대로 낭독했을 뿐 허위사실이라는 인식이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선거의 최종 책임자인 후보가 회견문 검토를 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사실과 다른 내용에 대해) 어떤 조치도 하지 않은 것은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당시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해당 발언의 오류를 지적했을 때 피고인은 대답을 회피했고, 이후에도 해명하거나 정정하는 등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상대 후보 낙선 목적을 인식하면서 허위사실을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김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둔 5월 말 기자회견장에서 당시 현직이던 나동연 시장의 행정지원 미비로 넥센타이어가 양산이 아닌 창녕에 공장을 건립하게 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됐습니다.
나 전 시장은 당시 "타이어 공장 건립은 내가 시장에 취임하기 전에 결정된 일"이라고 주장하며 김 시장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김 시장은 재판에서 "당시 발언이 허위라는 인식이 없었고, 준비된 기자회견문을 읽었을 뿐이다"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창녕공장 건립이 결정된 시점이 나 전 시장 취임 이전인 것으로 확인돼 혐의가 인정된다"며 김 시장에게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습니다.
이날 법정에는 김 시장 지지자들이 대거 몰려 재판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방
판사가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는 순간 법정 안팎에 있던 150여 명의 지지자는 안타까움이 담긴 탄식을 내뱉었습니다.
김 시장은 굳은 표정으로 서둘러 법원을 빠져나갔고, 향후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