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변에 빼곡히 들어서 있던 60년대 판자촌을 기억하시는지요?
없이 살던 시절이 이제는 추억으로 남아있는데요. 청계천변에 그때 그 시절 판자촌이 그대로 재현돼 시민들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김수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 6·25 전쟁 뒤에 청계천변에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한 판잣집.
60년대 들어 청계천 9가 인근에는 냇가를 끼고 한치의 틈도 없이 판잣집이 빼곡히 들어서 촌을 이룹니다.」
「당시 기록에 수백 가구가 있었고, 한 때는 500여 판잣집이 불에 타는 등 서민들 애환이 서린 곳입니다. 」
판자촌은 이후 70년대 말 청계천 복개공사가 이뤄지면서 모두 철거돼 우리 눈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없어진 추억의 청계천 판잣집이 옛 모습 그대로 재현됐습니다.
그 시절 종로에서 살았다는 할아버지는 옛 추억에 흥이 절로 납니다.
▶ 인터뷰 : 이관영 / 경기도 시흥시
- "훤히 다 들여다보이고, 안에 들어가면 청계천 있는데 밑으로 청계천 물 흐르고 용변도
거기다 보고 그랬었어요."
세대는 바뀌었지만, 말로만 들었던 판잣집을 보면서 윗세대의 애환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 인터뷰 : 전성미 /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 "저희 어머니 언니 세대인데요, 직접 와 보니까 언니들이 이런 곳에서 살았구나 그런 것을 직접 느꼈어요."
▶ 인터뷰 : 남정윤 / 시설관리공단 청계천관리팀장
- "당시 서민의 애환과 삶을 재조명해보고자 하는 그런 차원에서 만들어졌습니다."
판잣집 안 곳곳에는 아이들이 즐겨 놀던 딱지, 학교 오가며 먹었던 쫀드기, 몰래 보던 만화책까지 지난날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 인터뷰 : 채정 / 서울 방배초등학교 2학년
- "신기하고 좋았어요. 만화는 컬러인데요, 옛날 것은 흑백이에요."
▶ 스탠딩 : 김수형 / 기자
- "6,70년대의 교실에 와 있습니다. 책상과 걸상 난로 등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옛날 그 당시 공부하던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청계천 판잣집과 그 속에 남겨진 생활의 흔적들.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서울 생활의 희로애락이 그대로 묻어나는 듯합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