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공분을 산 42살의 안인득이 신상공개 결정 이후 처음으로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안 씨는 오늘(19일) 진주시내 한 병원에서 다친 손을 치료받기 위해 진주경찰서를 나섰습니다.
전날 경남지방경찰청 신상공개심의위원회가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하면서 안 씨가 진주경찰서를 빠져나가는 동안 마스크나 모자 없는 그의 얼굴이 언론에 고스란히 노출됐습니다.
그간 언론에 노출될 때면 그는 마스크를 쓰거나 후드를 깊게 눌러썼습니다.
안 씨는 줄무늬 티셔츠에 짙은 남색 카디건과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신는 등 가벼운 옷차림으로 취재진 앞에 섰습니다.
포승줄에 묶인 양손은 상처 치료를 위한 흰색 붕대로 둘둘 감겨 있었습니다.
취재진 질문이 쏟아지자 안 씨는 무덤덤한 표정에 차분한 어조로 또박또박 답을 이어갔습니다.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죄송하지만, 저도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해 하소연을 했다"며 "하소연을 해도 경찰이나 국가로부터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해 화가 날 대로 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진주시 부정부패가 심하다"며 "여기에 하루가 멀다고 당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제대로 조사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여성 등 특정인을 목표로 범행을 저질렀느냐고 묻자 "그런 것은 아니다"고 했으며 억울한 점이 있느냐는 물음에 "억울한 부분도 있지만, 잘못에 대해서는 처벌받겠다"고 짧게 답했습니다.
계획범죄 여부에 대해서는 "준비가 아니라 불이익을 당하다 보면 화가 나서"라고 부인했습니다.
유치장을 나와 경찰서를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안 씨는 슬리퍼가 벗겨져 다시 신기도 했습니다.
경찰서 주변에는 소문을 듣고 구경 온 시민 10여명이 이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한 시민은 "잘못했더구먼. 미친X"라고 고함치기도 했습니다.
이날 안 씨는 특별한 조사 없이 진주경찰서 유치장에 계속 있다가 치료를 위해 경찰서를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는 범행 당시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두르다 자신의 손까지 다쳤습니다.
병원 치료는 어제(18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안 씨는 소독 등 다친 양손에 간단한 치료를 받은 뒤 곧바로 경찰서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그가 앓고 있는
경찰 관계자는 "안 씨는 유치장 독방에서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지내고 있다"며 "수사에 진척이 있으면 다시 안 씨를 대상으로 조사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