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부와 친모가 계부의 성추행 사실을 경찰에 알린 딸을 공모해 살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광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살해된 A양(12)의 친모 유씨(39)는 "나도 남편에게 해코지를 당할 것 같았다. 무서웠다. 말리지 못했다"며 자신에게 적용된 살인 및 사체유기 방조 혐의를 인정한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계부인 김모씨(31·구속)가 지난달 9일 'A양이 성추행으로 신고했다'는 말을 부인이자 A양의 친모인 유모씨(39)로부터 들었다.
앞서 A양은 친부에게 "계부가 음란 동영상을 보내오고 차량에서 성폭행을 시도했다"는 내용을 알렸다. 이에 친부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유씨에게 사실확인을 위해 이같은 사실을 물었고 유씨가 같이 살던 김씨에게 전달했다. 이에 김씨는 유씨에게 "A양을 죽이겠다"고 말했다.
부부는 여행 도중인 지난달 26일 생후 13개월된 아들과 함께 A양이 거주하는 목포로 향했다.
김씨는 철물점에서 청테이프와 노끈, 마대자루를 구입하고 유씨는 옆에서 지켜봤다. 하루 뒤 유씨는 공중전화로 A양을 집앞으로 나오게 한 뒤 무안으로 끌고 갔다.
김씨는 차 안에서 A양을 목졸라 살해했고 유씨는 이를 방치했다. 부부는 숨진 A양을 트렁크로 옮긴 뒤 광주 북구 자택으로 돌아왔다. 유씨와 아들을 집에 내려준 김씨는 시신유기를 위해 고향인 경북 문경의 한 저수지까지 갔다. A양의 휴대전화를 발견하고 유기장소를 광주 동구 한 저수지로 바꿨다. 김씨는 지난달 28일 A양을 유기하고 귀가하자 유씨는 "힘들었겠다"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유기 사실이 들통날까봐 유씨와 저수지를 세차례나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A양의 시신은 반나절만에 발견됐고 김씨는 경찰에 자수했다.
한편 보복살인 및 유기 혐의로 구속된 김씨는 강간미수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유씨는 2일 살인 공모 및 사체유기 방조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는 계속 범행을 부인하
[광주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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