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 버스노조 파업 가결…'버스 대란' 우려

주 52시간제 도입을 앞두고 사용자 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전국 주요 도시 버스노조가 파업 찬반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함에 따라 버스 대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서민의 발'인 노선버스가 전국 곳곳에서 운행을 중단하면 시민들의 큰 불편이 예상됩니다.

한국노총 산하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자동차노련) 소속 10개 지역 200여곳 사업장은 어제(8일) 파업 찬반투표를 열었습니다.

앞서 쟁의조정신청을 한 지역은 서울, 부산, 인천, 대구, 광주, 대전, 울산, 경남 창원, 충북 청주, 경기, 전남, 충남 등 12곳 247개 사업장입니다.

버스 차량으로는 2만여대에 달하며 참여 인원은 4만 1천명가량입니다.

부산은 전체 33개 사업장별로 어제 오전 10시부터 파업 찬반투표를 한 결과 97%(재적 조합원 5천 387명 중 5천 206명)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습니다.

투표율은 91%를 기록했습니다.

울산 5개 버스업체 노조도 파업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87.7%가 파업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충남도는 95% 찬성으로 파업이 가결됐습니다.

경기도 등 일부 지역은 오늘(9일)까지 투표하면서 전국 상황 최종 결과는 오늘 오후쯤 나올 예정입니다.

이번 파업 찬반투표는 합법적 파업을 위한 절차로, 자동차노련이 공동 투쟁을 선포한 상황에서 나머지 지역도 압도적인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가결로 노조는 노동위원회 조정이 끝나는 15일부터 합법적으로 파업에 돌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자동차 노동조합총연맹은 내일(10일) 긴급대표자 회의를 열어 파업 여부와 일정 등을 결정할 예정입니다.

15일까지 각 지방 노동위원회에서 몇 차례 조정회의가 열리지만, 노사 간 입장차가 커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특히 자동차노련이 전국 단위로 공동 투쟁을 벌이고 있어 개별 지역에서 극적인 타결을 이뤄내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자동차노련은 52시간제 제도를 만든 정부가 이 문제를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자동차노련 관계자는 "노동시간 단축과 버스 교통안전 확보 및 활성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가 달성되기 위해서는 이제 중앙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부산에는 운전기사 5천 566명이 144개 시내버스 노선에서 버스 2천 511대의 운행을 중단합니다.

부산시는 파업에 대비해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전세버스를 투입하고 도시철도를 출퇴근 시간에 집중적으로 배차하기로 했습니다.

운행시간도 연장할 예정입니다.

부산 시내버스는 하루 128만명 정도를 운송하는데, 파업이 시작되면 비상수송대책에도 불구하고 버스 운송분담률은 64%까지 떨어집니다.

울산도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107개 노선, 시내버스 499대가 멈춰 서게 됩니다.

서울과 연결되는 광역버스가 많은 경기도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파업이 결정될 경우 경기와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 580여 대가 운행을 멈출 예정이어서 시민들의 불편이 예상됩니다.

각 지자체는 파업에 대비해 비상수송대책을 준비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어제 노선버스 근로시간 단축 대응 관련 공동건의문을 채택하고 일선 지방자치단체와 버스업계 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국고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