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회계비리 적발…"교비로 유흥주점·황금열쇠 선물"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고려대학교와 학교법인이 교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등 회계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교육부 감사 결과 드러났다.
교육부는 지난 8일 홈페이지에 고려대학교와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에 대해 지난해 6월부터 7월까지 진행한 회계부분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소명 기간을 거치느라 약 10개월 만에 감사 결과가 공개됐다.
이번 감사를 통해 고려대 교직원들이 유흥비와 퇴직자 선물 구매 등에 교비를 부당하게 사용한 사례가 대거 적발됐다.
이 학교 교직원 3명은 전임 비서실장의 정년퇴임 기념 선물로 543만 원 상당의 '황금열쇠'를 구매했는데, 한 교직원의 개인 신용카드로 분할 결제한 뒤 영수증을 허위 처리해 교비회계로 집행했다.
고려대 의료원은 교원 27명의 퇴직 기념품으로 1명당 순금 30돈씩을 지급하면서 총 1억5200여만 원을 전액 교비회계로 집행했다.
학교 규정상 비용 절반은 병원 회계로 부담해야 함에도 모두 교비로 떠넘긴 것이다.
고려대 산하 부속병원 교직원들은 유흥주점·단란주점에서 22차례에 걸쳐 총 631만8500원을 법인 카드로 결제했다.
증빙 없이 부서 운영비에서 시간 외 근무 보상 명목으로 563건, 5억2538만원을 집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 교원은 개인이 부담해야 할 출·퇴근 목적 KTX 이용료 500여만 원을 업무추진비로 사용했다.
이 밖에도 해외 출장을 가면서 규정상 정해진 교무위원이 아닌 장·차관 기준으로 정산해 여비를 약 1200만 원 더 받아낸 전임 총장, 국가연구 과제를 수행하면서 회의 비용을 3000여만 원 부당하게 타낸 교수 등의 비리가 확인됐다.
교육부는 관련 책임자에 대한 징계와 함께 교비 환수 조치, 관련 비리 행위 재발 방지를 위한 규정 정비 등을 통보했다.
고려대가 교육부 회계감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종합감사를 받은 적도 없다고 알려졌다.
교육부는 명지대학교와 학교법인 명지학원에 대해 지난해 9월 실시한 감사 결과도 함께 공개했다.
명지대는 학교법인에서 내야 할 법인세 8억5000여만 원을 교비로 지급했다.
또 교육용 토지를 활용하지 않아 법인에 부과된 재산세 15억5000여만 원 역시 교비회계로 집행하는 등 회계비리가 적발됐다.
이외에도 교직원이 근무지를 무단이탈하거나 근거 없이 차량 유류비를 교비회계로 집행하는 등 총 10건의 지적 사항이 발견됐다.
교육부는 오는 20일부터 31일까지 세종대학교와 학교법인 대양학원을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설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