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기획] 편리한 드라이브 스루 매장…보행자 안전은 뒷전

【 앵커멘트 】
차에 탄 채 음료나 음식을 주문해 가져가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 편리함 덕분에 서울에만 수십 개가 있지만, 안전시설이 제대로 설치된 곳이 많지 않습니다.
MBN 안전기획 '여러분 동네는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취재했습니다.
김지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커피숍 한가운데 승용차가 멈춰 서 있고, 매장 한쪽 유리창은 산산조각났습니다.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이용하려던 차량이 실수로 매장 안으로 돌진한 건데 보행자가 있었다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한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차에 탄 채 음료나 음식을 구매하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차가 인도를 통행하는 위험성 때문에 지난해 5월 속도를 줄이는 과속방지턱과 출입경보기 등 안전시설 설치를 의무화했습니다.」

잘 지켜지는지 한 패스트푸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가봤습니다.

매장에 들어가려는 차들이 인도를 수없이 가로지르고, 갑자기 인도로 진입한 차량에 길을 걷던 남녀가 움찔하며 멈춰 섭니다.

「매장 주변 어디에도 방호울타리나 차량 출입을 알리는 경보기 같은 안전시설은 보이지 않습니다.」

▶ 인터뷰 : 매장 인근 중학교 학생
- "위험했던 경험 있는지 해서"
- "(차가) 돌아 나오다 보면 가끔은…."

출구에 경보기가 설치된 또 다른 매장은 차량이 나가는데도 경보기가 고장 나 울리지도 않습니다.

이번엔 기자가 직접 한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서 주문해 봤습니다.

입구 안쪽에 있는 도로반사경 하나와 출구에 세워진 교통안내판이 전부입니다.

▶ 스탠딩 : 김지영 / 기자
- "차량 출입을 알리는 경보기는 보행자 안전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안전시설입니다. 하지만 드라이브 스루 매장 3곳 중 1곳은 경보기가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법 시행 전 허가를 받은 곳은 안전시설 설치 의무가 없기 때문인데, 서울 시내 매장 대부분이 법 테두리 밖에 있습니다.」

▶ 인터뷰 : 전제호 /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도로점용 허가 갱신 때 사업자에게 안전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법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매년 2천 명에 육박하는 보행자가 인도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숨지거나」다치는 만큼 강화된 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김지영입니다. [gutjy@mbn.co.kr]

영상취재 : 김 원·김현석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