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4일) 새벽 서울의 한 주택가 다세대주택에서 불이나 한 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두 아들에게 '엄마와 잘 살라'는 마지막 문자만 남긴 채 40대 가장이 가스배관을 자르고 불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용식 기자입니다.
【 기자 】
집안이 시뻘건 화염으로 뒤덮여 한치 앞도 보이지 않습니다.
쉴 새 없이 새어나오는 희뿌연 연기가 골목을 가득 채웠습니다.
다세대 주택 지하 1층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으면서 새벽에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 인터뷰 : 장보연 / 다세대 주택 거주자
- "갑자기 뭐 펑 소리가 나요. 나는 앞에 집이 넘어온 줄 알고 막 두리번두리번했죠."
40대 가장 박 모 씨가 가스배관을 자르고 불을 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박 씨는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 스탠딩 : 신용식 / 기자
- "불이 시작된 곳 벽면은 이렇게 시꺼멓게 그을렸고, 타고 남은 재가 흩어져 있습니다."
사고 직전 술을 먹은 박 씨는 두 아들에게 '엄마와 잘 살라'는 문자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불편한 몸에 생계를 책임지기 어려웠던 박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장애등급도 있고 해서 직장도 실직한 지 몇 년이 됐고, 그러다 보니까 경제적으로…."
경찰과 소방당국은 내일(15일) 오전 합동감식을 벌인 뒤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신용식입니다. [dinosik@mbn.co.kr ]
영상취재 : 김영진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영상제공 : 서울 중부소방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