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찜질방을 돌며 밤늦게 잠이 든 이용객들의 휴대전화와 유심(USIM) 카드를 훔쳐 소액결제로 1700만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절도·컴퓨터등사용사기 등 혐의로 오 모씨(19)를 구속해 지난 10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오씨가 훔친 휴대전화와 유심카드를 이용해 상품권과 게임 아이템 등의 구입·판매를 대행하고 수수료 30~40%를 챙긴 이 모씨(29) 등 3명도 정보통신망법 위반, 게임산업진흥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 1월 1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서울·경기·대전 일대의 사우나와 찜질방을 돌아다니며 심야 시간에 깊이 잠든 이용객들의 휴대전화와 유심카드를 훔쳤다. 오씨는 피해자들의 명의를 도용해 소액결제에 필요한 정보를 대행업자 이씨 등에게 제공했다. 오씨는 이렇게 결제한 금액에서 수수료를 뺀 나머지를 현금으로 돌려받았다. 가출해 찜질방을 전전하며 생활했던 오씨는 이 돈을 대부분 생활비로 사용했다. 이씨 등 대행업자들은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 등 온라인상에 '소액결제 상품권 현금화, 게임 아이템 구입판매' 등을 광고하며 오씨처럼 소액결제에 나설 사람을 유인
경찰은 유심카드를 이용한 유사 범행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심카드를 다른 휴대전화에 장착하면 쉽게 타인 명의로 소액결제가 가능하다"며 "휴대전화와 유심카드를 보관·관리하는 데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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