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사이즈가 없어 호텔 알바 못한 사연

↑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유니폼 사이즈가 없어 호텔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지못한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A씨는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호텔 단기알바 갔다가 (유니폼 사이즈 때문에 잘려) 화가 나서 글을 올린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에 따르면 A씨는 나흘 동안 일하게 될 호텔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했고, 근무를 하기 위해 보건증과 검은색 구두, 스타킹, 실핀 등을 준비했다. A씨는 오전 9시 50분까지 오라는 호텔 측의 통보에 오전 7시 30분부터 단장하고 준비해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호텔 관계자 B씨는 함께 온 4명의 아르바이트생에게는 근무하는 곳을 안내하고, A씨에게만 남으라는 말을 전했다. 현장에 A씨만 남게 되자 B씨는 "(A씨에게) 맞는 사이즈가 없어서 일을 못 하실 것 같다, 너무 죄송하다"며 교통비를 지급하겠다고 얘기했다. A씨는 기분은 좋지 않았지만, 그럴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계좌번호를 주고 돌아왔다.
당일 교통비를 지급하겠다는 B씨의 말과는 달리 교통비는 이튿날 새벽이 되도록 들어오지 않았다. A씨는 다음날 오전 통장을 확인하고 화를 감출 수 없었다. 통장에 3000원이라는 액수가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곧바로 B씨의 연락처를 통해 항의했다. A씨는 "다음부터 다른 사람을 구할 때는 체형이나 외모 조건에 대해 사전공지를 하셔야 할 것 같다"며 "채용과정에 있어 회사 측의 실수가 있었다면 준비, 통근시간에 대한 수고비도 지급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말 대중교통비만 고려해 지급한 3000원은 나도 받기 싫으니 계좌번호를 달라"고 말했다.
이에 B씨는 "현장에서는 충분히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며 "교통비도 대중교통 이용비를 지급하겠다고 사전에 말씀드렸으나 기분 나쁘셨다니 죄송하고 추가로 왕복 고생비 2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A씨는 돈을 받지 않겠다며 이미 받은 3000원 또한 돌려주겠다고 주장했다.
A씨는 문자 내역을 캡처해 올리며 그날 이후로 자신의 신체와 외모에 대해 자괴감이 들어 계속 거울을 보고 있고, 심지어 다이어트보조제도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은 이런 일을 안 당했으면 좋겠고, 이런 기업이 잘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억울한 심정을 전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우선 A씨의 입장에 공감한 누리꾼들은 "공고를 낼 때 유니폼 사이즈를 설명하지 않은 회사 측의 잘못이다", "당일 통보도 너무하지만, 교통비 명목으로 3000원을 지급한 것은 헛걸음한 사람을 놀리는 거나 마찬가지다", "글쓴이가 충분히 화날 만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서울시의 고용상의 차별행위 금지 조례(서울특별시조례 제7044호)의 제2조(정의)를 예로 들며 "아르바이트를 포함한 고용에서 용모, 성별, 나이 등 특정한 사유로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는 모두 차별행위에 포함된다. 명백한 호텔 측의 잘못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B씨의 편을 든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B씨가 A씨의 체형을 차별했다기보다는 유니폼 사이즈가 맞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돌려보낸 것이다", "회사도 충분히 사과했고, 추후 대처에 수고비까지 지급했다", "호텔 등 서비스 직종에서 너무 큰 체형은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고, 그럼에도 B씨가 예의 바르게 사과하고 잘 대응했다" 등 B씨가 납득할 만한 대처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의견도 있었다.
호텔 단기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호텔 알바는 홀서빙, 손님 안내 등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서비스 정신이 가장 중요한 업무"라며 "그럼에도 많은 호텔이 알바생의 용모를 지나치게 따지고, 유니폼도 커봤자 55사이즈를 구비해놓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동의한 다른 누리꾼도 답글로 "내가 처음 방문했을 땐 몸을 훑어보더니 가장 큰 사이즈라며 바지 27사이즈를 건네더라"며 아르바이트생의 외적 요소를 중시하는 호텔의 고용 행태를 비판했다. 실제로 많은 누리꾼들이 호텔 아르바이트 경험을 공유하며 업무 시 머리카락 한 올도 나오지 않게 핀으로 고정해 머리망을 하고, 아이라인을 그리거나 5cm 이상의 굽을 신는 규칙 등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호텔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한 누리꾼은 "가끔 새로 고용된 단기 아르바이트생이 첫 출근 후 A씨처럼 무작정 집으로 돌려보내지는 경우를 목격하게 된다"며 "유니폼 사이즈가 없다는 호텔의 변명은 그렇다 치더라도 근무 조건이 있다면 미리 채용 공고에 게재하는 게 예의다. 글을 쓴 심정 충분히 공감한다"며 A씨를 위로했다.
[디지털뉴스국 최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