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 다니던 쌍둥이 두 딸에게 시험지 답안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이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오직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적이 오른 것"이라고 줄곧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천재나 가능할 일이라며 일축했습니다.
정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쌍둥이 두 딸에게 1년 여간 다섯 차례에 걸쳐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 모 씨.
▶ 인터뷰 : 현 모 씨 /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지난해 11월)
- "다른 부모님들께 하실 말씀 없으신가요?"
- "나중에 나오면 말씀드릴…."
재판부는 현 씨에 대해 모든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두 딸이 시험지 위에 깨알같이 작고 연한 글씨로 답안을 미리 적어둔 점 등 의심스런 행적을 판단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실제로 현 씨의 쌍둥이 큰딸은 2017년 1학년 1학기 전교 100등 밖이었다가 이듬해 인문계 1등으로, 둘째딸 역시 같은 기간 전교 50등 밖에서 자연계 1등이 됐습니다.
이에 대해 현 씨와 두 딸은 "열심히 공부한 덕분"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딸들이 시험지에 문제를 푼 흔적도 없는데, "어려운 문제를 암산만으로 푸는 건 천재나 가능한 일"이라는 겁니다.
특히 교무부장이었던 현 씨의 자리 뒤에 시험지 보관 금고가 있었고,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현 씨가 사실상 문제를 유출했다고 봤습니다.
▶ 스탠딩 : 정태웅 / 기자
- "혐의를 부인하는 현 씨가 항소의 뜻을 밝히면서, 이번 사건의 판단은 항소심 재판에서 다시 가려지게 될 전망입니다."
MBN뉴스 정태웅입니다. [bigbear@mbn.co.kr]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