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젠 이렇게 귀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좀 엄해지기로 했거든요.
'상대가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으면 손이나 팔을 힘껏 잡고, 밀거나 적극적으로 저항하면 관절을 꺾거나 가스분사기를 사용하고, 만약 상대가 주먹이나 발차기를 하면 전자충격기를 쓰고, 흉기를 휘두르면 권총을 쏠 수도 있다.'
최근 대림동 주취자 난동 영상에서 여경의 대응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자 경찰이 이렇게 5단계 대응 기준을 내놨거든요.
그런데 단 하루 만에 '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현실성 없는 탁상공론'이란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경찰들부터도 이 매뉴얼을 지키려면 우선은 상대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다가 실행을 해야 하는데,
몇 초가 무색할 만큼 순식간에 일어나는 범죄 현장에서 그럴 여유도 없고, 아무런 반항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흉기를 꺼내 휘두르면 맨손으로 있던 경찰이 총을 꺼내 쏠 수 있겠느냐는 겁니다.
또 경찰이 4단계로 대응했는데 나중에 보니 3단계로 대응했어야 했다, 왜 과하게 대응했느냐…. 이런 식으로 문책을 받을 수도 있거든요.
어떤 분야든 기본 매뉴얼은 필수지만 그렇다고 매뉴얼이 모든 걸 해결해 주진 않습니다. 현장 상황이 다르고, 그때마다 판단도 달라지기 마련이니까요.
경찰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존재하고, 시민 역시 경찰을 믿고 편히 살 수 있듯, 지금이라도 시민을 위한, 그리고 경찰을 위한 제대로 된 대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시작도 전부터 경찰과 시민 모두에게 비난을 받는 그런 대책 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