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서울 도심 제조업의 심장으로 불렸던 세운상가 일대는 지금 재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데요.
낙후된 도심 산업을 재생시키겠다는 서울시의 의도와는 달리 상인들은 쫓겨나고, 개발업자만 수천 억 원 대 이득을 볼 것이라는 시민단체의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손하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세운상가 일대 상점가입니다.
곳곳에 철거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벽에는 스티커가 붙었습니다.
서울시가 이 지역에 대한 재개발에 들어가면서 상점을 옮기고 철거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 스탠딩 : 손하늘 / 기자
- "고층 주상복합이 들어설 곳입니다. 원래 있었던 공구상점들은 인근의 다른 곳으로 이전했는데, 장사가 잘 되지 않자 상인들이 이렇게 지도를 붙이면서 벽면은 거대한 게시판으로 변했습니다."
40년째 세운상가 앞에서 고무 장사를 해온 상인도 어김없이 자리를 떠나야 했습니다.
▶ 인터뷰 : 유락희 / 명진산업 대표
- "비교하면 (손님이) 한 30%밖에 안 된다고 봅니다. (손님들이) 이 지역에 오니까 상권이 무너졌다."
시민단체 경실련은 기자회견을 열고 세운상가 재개발로 영세상인은 밀려나고, 민간 사업자만 총 5,000억 원의 이득을 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재개발이 끝난 뒤 상인들이 돌아올 수 있는 공간이 전체 면적의 1%뿐이어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상인은 18%에 그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남은경 /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국장
- "이런 재개발사업 방식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원주민이 다시 돌아오는 재개발은 불가능할 것으로…."
서울시가 이런 지적을 수용해 인근에 공공 상가를 세우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아닌 만큼 갈등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MBN뉴스 손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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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