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 갑질' 전단지 배포…대법 "모욕죄 아냐"

【 앵커멘트 】
자신에게 '갑질'을 한다며 사람들에게 이를 대놓고 퍼뜨린다면 모욕죄에 해당할까요?
한 미용실 원장이 이사 문제로 건물주와 다투는 과정에서 갑질이란 표현을 썼다가 재판에 넘겨졌는데, 대법원은 모욕죄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놨습니다.
정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대구의 한 미용실,

미용실을 운영하던 박 모 원장은 이사를 나가는 문제로 건물주와 다툼이 생겼습니다.

화가 난 박 씨는 '건물주 갑질에 화난 미용실 원장'이라는 내용의 전단지를 지역 주민들에게 배포하고 자신의 미용실에도 부착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모욕죄로 재판에 넘겨진 박 씨.

1심은 "갑질이라는 표현이 그 자체로 부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지만, 경멸적인 표현은 아니"라며 무죄로 판단한 반면,

2심은 모욕적 언사라며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판결은 다시 뒤집혔습니다.

대법원은 "갑질이란 표현이 다소 무례하더라도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깎아내릴 만한 표현이 아니라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습니다.

▶ 인터뷰(☎) : 허윤 / 변호사
- "다소 불쾌한 표현이라도 인격을 훼손한 수준에 이르지 않았다면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입니다."

형법상 모욕죄는 사실이 아닌 말로 다른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MBN뉴스 정태웅입니다. [bigbear@mbn.co.kr]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