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사는 친구를 마구 폭행해 숨지게 하고 이틀 동안 시신을 방치한 10대 4명이 자수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1일 "친구를 함께 때려 숨지게 한 뒤 도주한 혐의(상해치사)로 A군(18) 등 10대 4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A군 등은 지난 9일 오전 1시께 광주 북구의 한 원룸에서 친구 B군(18)을 무차별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8일 저녁 음식을 배달시켜 먹고 9일 오전 1시부터 B군을 폭행하기 시작했다. B군에게 일행 4명 중 한 친구를 놀리라고 억지로 시키고 놀림받은 친구가 B군을 폭행하는 행위가 계속 이어졌다.
A군 등은 주먹과 발길질로 B군의 얼굴·가슴·배 등을 폭행했으며 4명이 돌아가며 1인당 수십차례씩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2시간여 계속된 폭행으로 B군이 의식을 잃자 A군 등은 심폐소생술을 하기도 했다.
결국 B군이 숨진 것을 확인한 이들은 렌트카를 빌려 고향인 전북 순창으로 도주했다. 이들은 순창경찰서에 11일 오전 0시35분께 자수했다.
A군 등은 경찰에 "광주 북구 두암동 원룸에 친구 시신이 있다"고 진술했다. 이같은 내용을 전달받은 광주 북부서 강력팀은 현장을 찾아가 시신을 확인했다.
숨진 B군은 원룸 안에 하의만 입은 채 쓰려져 숨져 있었다. 온 몸에 멍과 곳곳에 핏자국이 발견됐다. 방안에서는 폭행할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휘어진 철제 목발, 구부러진 우산, 찌그러진 청소봉 등이 발견됐다. 창문에는 피가 튄 자국도 있었다.
A군 등 가해자들은 B군과 지난해 광주의 한 직업전문학교를 다니다 알게 됐다.
[광주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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