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살리기,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인 선언'이라는 기치를 내건 2019 생명존중 종교인대회 및 종교인 평화포럼이 18일 오후 2시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프란시스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꽃동네 오웅진 신부, 박종화 국민일보 이사장, 이용선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박남수 전 천도교 교령, 무원 스님, 이우송 한국종교연합 공동대표, 백종우 한국자살예방협회 회장, 하상훈 생명의 전화 원장, 이범수 동국대 교수, 생명존중시민회의 조성철 공동대표, 양두석 공동대표, 김미례 공동대표, 신상현 공동대표, 윤정현 공동대표 등 150여명의 종교인과 시민들이 참석했다.
이 행사에서 한국종교연합의 박경조 상임대표는 "우리 사회가 좌우 이념의 대립과 지나친 경쟁, 심화된 빈부격차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불안과 우울증 등 질병을 앓고 있으며 사회는 분열되고 더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자살자 수가 심각하게 많다는 것은 사회가 그만큼 불안하고 취약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상임대표는 그러면서 "우리 종교인들이 자신들만의 울타리를 벗어나 이웃들의 고통을 함께 돌보고 그들을 아픔을 위로하여 용기를 북돋아 주자"고 호소했다.
박인주 생명존중시민회의 상임대표는 "인간은 생명과 삶의 의미에 대한 물음에 대답해야 할 책임을 가진 존재"라고 밝히고 "자살률을 절반 이하로 낮추기 위해 종교인들이 참회와 각오를 바탕으로 뜻과 행동으로 책임을 지고자 나선 것은 행동으로 새로운 역사를 쓰는 뜻 깊은 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주교가정과생명위원회 위원장인 이성효 주교는 "매사에 적극적이고 열정적이지만 안타깝게도 타인에 대한 배려, 특히 타인의 생명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며 "인간의 생명은 너무나 소중한 존재이며, 그 자체로 신비"라고 강조했다.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인 이경호 주교는 "생명의 존귀함을 되살리자는 뜻 깊은 일에 동참하게 돼 감사하다. 더 많은 종교인들이 자살 유가족의 아픔을 보듬는 데 나서게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생명존중시민회의 임삼진 공동대표는 "자살,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발표를 통해 "1년에 1만2463명, 하루 34.2명이 자살하는 엄청난 상황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며 "특히 1990년과 2010년 OECD 회원국의 자살률은 20% 감소한 반면에 한국은 153.6%가 증가한 것은 우리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웅변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높은 노인 빈곤율, 초중고생의 수면부족과 아이들의 낮은 삶의 만족도 등 어느 것 하나 온전한 영역이 없다. 2015년과 2017년 학생 정서행동특성 검사 결과 자살위험군이 무려 두 배 가량 증가해서 1만6940명이나 되는 현실은 범죄사회학의 '깨진 유리창' 이론을 떠올리게 한다"고 경고했다.
남편을 자살로 잃은 유가족 김혜정 씨는 '자살유가족이 겪고 있는 아픔'을 시종 떨리는 목소리로 호소함으로써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이어 '부족했던 자살예방 활동, 참회합니다' 종교인 참회의 목례가 이어졌다. 683명이 서명한 생명살리기,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인 선언문을 7대 종단을 대표하는 성직자들, 기독교 이재성 구세군 사관, 민족종교 이찬구 이사, 불교 가섭 스님, 유교 오병두 회장, 원불교 이여정 교무, 천도교 윤태원 서울교구장, 천주교 윤시몬 수녀가 함께 낭독했다.
또한 종교인들은 종교의 생명인 생명을 살리는 사명을 다하지 못했음을 고백했다.
그리고 '자살은 더 이상 안된다' '종교인들은 더 생기 있고 밀착된 지역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분열 대신 상호 존중과 상생문화 정착을 위해 헌신하겠다' 등 7
뒤이어서는 '죽음의 폐허를 지나 푸른 생명의 계절이 오게 하소서'라는 소강석 목사 작시 낭송에 이어, 찬불가 '둥글고 밝은 빛' 연주가 이어졌고, 무용가 강휴 외 9명이 '자살 희생자들과 유가족을 위한 애도와 위로의 춤' 공연을 가졌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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