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가구업체가 애초 약속한 것보다 낮은 등급의 목재를 쓴 정황이 드러났는데 그렇다면 그 이유가 뭘까요?
친환경 목재인 E0보다 E1 등급 목재가 더 싸서 이윤을 남길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시공사와 감리업체가 하는 자재 검사도 시험성적 서류와 육안 검사 위주다 보니 걸러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박자은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최저가입찰제가 적용되는 아파트 가구 납품 입찰에선 경쟁업체들보다 더 낮은 가격에 입찰해야 유리합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저가 입찰을 하다 보면 납품 가구업체 간 경쟁이 심해 입찰가격 차이가 최대 30% 정도까지 나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일단 낮은 가격에 입찰을 해놓고 납품업체로 선정되면 애초 약속한 E0 대신 단가가 더 싼 E1 목재를 쓰려는 유혹에 빠지기 쉬운 구조입니다.
▶ 스탠딩 : 박자은 / 기자
- "해당 가구업체가 납품해 경남 양산 아파트 가구에 쓰인 E0 등급 목재는 한 장당 14,000원대. 그보다 한 등급 낮은 E1보다 20% 정도 가격이 비쌉니다. "
MBN 취재대로 당시 E0 대신 E1이 9만 3천여 장 사용됐다면 가구업체가 2억 원 넘게 아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주민들은 황당하기만 합니다.
▶ 인터뷰 : 해당 아파트 입주민
- "가구가 E0 자재가 아니라든가, 속인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화나고 사기가 아닌가."
제대로 목재가 쓰였는지 시공사와 감리업체가 확인하도록 돼 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시공사와 감리업체 측은 가구업체로부터 친환경인 E0 등급 목재의 시험성적서를 제출받았고 가구 생산 공장과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도 검수 과정을 거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서류나 현장 검사를 하더라도 허점이 많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 인터뷰 : 해당 아파트 공사현장 관계자
- "시트지가 2차, 3차 가공이 다 돼 있습니다. 육안으론 목재 등급을 판별할 수 없으니까, 생산업체는 얼마든지 건설사, 입주자를 속일 수가 있는 거죠."
가구업체는 자재를 속여 잇속을 챙기고 시공사와 감리업체는 이를 제대로 적발하지 못하면서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민들의 몫입니다.
MBN뉴스 박자은입니다.
영상취재 : 김석호·문진웅·김준모·한영광·유용규 기자, 김광원VJ
영상편집 : 오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