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에서 물건을 살 때 기존엔 판매자가 카드사와 결제 대행사 등에 건별로 수수료를 내야 했지만, 제로페이는 은행이 소비자의 계좌에서 판매자의 계좌로 직접 현금을 이체하는 방식이라 중간에 따로 수수료를 내지 않습니다. 때문에 중앙정부는 물론 각 지자체에서도 적극 권하고 있고, 도입한 지 6개월 만에 가맹점 수 25만 개를 넘기며 하루 만 건 이상, 2억 원 이상이 결제되고 있죠.
정부가 제로페이 결제 단말기를 일괄 구매해 소상공인에게 지원하려는 것도 이를 더 확대하기 위해선데, 문제는 3만 6,200대를 구매하는데 예산을 22억 원밖에 책정하지 않았단 겁니다. 그럼 한 대당 2만 5천 원에 사겠다는 거죠? 이 가격으론 국산 제품은 엄두도 못 냅니다. 결국 값싼 중국산 제품을 사겠다는 거밖엔 안 되죠.
결제단말기에는 개개인의 정보가 남겨지니 관리를 잘해야 하는 건 물론, 혹시 모를 사고에도 대비해야 하지만 중국산은 늘 보안 문제가 거론되는 데다 AS도 쉽지 않죠. 물론 모든 중국산이 다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이런저런 우려에 국내 주요 단말기 업체들이 중국산에 밀려 도산하거나 인수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까지 거들 필요가 있느냐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 관계자는 '공정하게 입찰하겠다.'라고만 합니다.
이미 중국으로의 한국산 화장품 수출이 급격히 줄고 있고, 일본은 반도체 부품을 수출하지 않겠다고 우리를 압박하고 있는 지금 어떻게든 우리 기술을 개발하고, 우리 제품을 사용해도 모자랄 판에 말이지요. '메이드 인 코리아'가 흔들리고 있는 지금 공정이란 말로만 밀어붙여야 하는지 다시 생각을 하게 되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