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항쟁을 촉발시킨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기억하실 겁니다.
검찰은 가장 기억에 남고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사건으로 바로 이 사건을 꼽았습니다.
김수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탁 치니까 억하고 죽었습니다."
공안당국은 1987년 1월 학생운동으로 조사를 받던 박종철의 사인을 두고 단순 쇼크사였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물고문으로 사망한 사실을 은폐하려고 했던 것이 드러났고, 이로 촉발된 시민들의 대대적인 저항이 6·29 선언을 만들었습니다.
민주화를 한 단계 앞당긴 이 고문치사 사건은 20년이 지난 지금 검찰 관계자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기록됐습니다.
60년을 맞은 검찰은 사회적 파급 효과가 크고 반성의 계기가 된 20개 사건을 추렸는데,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 이어 12.12와 5.18사건,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뒤를 이었습니다.
이 밖에 장면 부통령 암살미수 배후규명 사건과 한국비료 사카린 밀수사건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60년이 된 지금 '정치 검찰'의 암울했던 역사는 아직도 그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있습니다.
간첩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쓴 채 혹독한 검찰 조사를 받았던 송기복씨.
그때를 떠올리면 아직도 치가 떨립니다.
▶ 인터뷰 : 송기복 / 간첩단 조작 사건 피해자
- "검사도 범죄를 함께 했어요. 제가 거기서 맞은 것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어요."
이런 가운데 지난 과거사를 반성하고 '정치 검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한상희 /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 "이번 검찰 60주년은 이른바 '정치검찰 역사'와의 단절을 선언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출범 60년을 맞아 과거사 반성과 함께 새로 거듭나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받고 있는 검찰이 앞으로 어떤 변화를 모색해 갈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