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항의 차원에서 불러냈다고 해도, 다른 나라의 대사를 마주한 자리에서는 예의를 지키는 게 외교의 기본, 아니 대화의 기본이겠죠.
상대편을 홀대하고 면박을 주는가 하면, 도발에 가까운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어서 신동규 기자입니다.
【 기자 】
남관표 주일대사가 한국 측 입장을 설명하자 옆에 앉은 통역관이 일본어로 번역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고노 외무상이 멈추라고 외칩니다.
▶ 인터뷰 : 고노 다로 / 일본 외무상
- "잠깐만 기다리세요. 한국 측의 제안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하는 방안이 될 수 없다고 이미 전달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기존 제안을 반복하는 것은 극히 무례"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 국가를 대표해 부임한 대사의 발언을 중간에 끊으면서, 정작 한국 대사에게 '무례'하다는 표현을 쓴 것입니다.
게다가 넥타이도 매지 않고 차림새도 정장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외교상 결례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외교부는 고노 외무상의 태도야말로 무례했다고 본다며, 우리 참석자가 일본에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은 지난 12일에는 협의차 일본 경제산업성을 찾은 우리 측 관료를 창고 같은 사무실에서 만나는가 하면, 물 한잔 대접하지 않는 등 냉대했습니다.
▶ 인터뷰(☎) : 남기정 /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
- 「"한국이 빨리 이것(일본 요구)을 받아서 뭔가를 보여주기를 바라는 것인데 그렇지 않은 데 대한 초조감인 것이죠, 일종의. 국내 여론을 생각해 봤을 때 뭐 하고 있느냐는 비난이 있을 수 있으니까."」
이런 가운데 아사히 신문은 "일본 경제산업성의 한 간부가 문재인 정권이 계속되면 수출 규제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해, 사실상 정치적 보복임을 시사했습니다.
MBN뉴스 신동규입니다.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