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위조 '짝퉁' 원어민 강사 적발

【 앵커멘트 】
불법 원어민 강사가 경찰에 또 적발됐습니다.
12년 전에 부정 비자 발급으로 출국 명령을 받고도 버젓이 불법 체류하며 학력까지 위조해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이기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찰에 구속된 미국인 40살 D씨는 12년간 수도권 일대에서 원어민 강사로 일했습니다.

대학 학위도 가짜였고 이미 12년 전에 출국 명령까지 받았던 불법체류자 신분이었습니다.

▶ 인터뷰 : 미국인 D씨 / 피의자
- "다른 강사들은 영어와 관계없는 수학을 전공하고도 영어교육 자격이 있다고 하고, 10년 경험이 있는 저는 학위가 없다고 해서 자격이 없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하지만, 원어민 강사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영세 어학원들은 강사의 자질을 따질 여유가 없습니다.

▶ 인터뷰 : D씨를 고용한 00 어학원 원장
- "저희 같은 영세 학원들은 외국인 강사를 구하기가 굉장히 어렵거든요. 대부분 빨리 찾아야 하니까…"

D씨는 가짜 학위증을 보여주고 쉽게 원어민 강사로 일할 수 있었습니다.

▶ 스탠딩 : 이기종 / 기자
- "피의자는 다른 사람의 학위증에 자신의 이름을 오려붙여 복사하는 간단한 수법을 사용했지만, 국내에서는 이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외국대학 학위에 대한 검증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경찰도 해당 외국 대학이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확인을 거부하면 학위의 진위를 알아내기가 어렵습니다.

경찰은 또 인터넷 카페를 통해 원어민 강사의 개인교습을 알선한 카페 운영자와 원어민 강사들을 적발했습니다.

▶ 인터뷰 : 김기성 / 서울경찰청 외사과 경사
- "정식으로 E-2(회화지도) 비자를 발급받은 외국인 강사라 할지라도 인터넷 구직 사이트나 카페 등을 이용해서 개인 불법과외를 하면 출입국 관리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습니다."

경찰은 무자격 원어민 강사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인터넷 등을 통해 이뤄지는 불법 영어 교습에 대해서도 단속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