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이지요. 물론, 이런 구호를 쓴다는 건 아직 노조가 원하는 만큼 노동환경이 바뀌지 않았고, 그로 인한 노사갈등도 여전하단 뜻일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현대중공업 노조처럼 임금단체협상을 일방적으로 보이콧하고, 중앙노동 위원회의 노사 간 성실 교섭을 권유하는 행정지도까지 무시하며 바로 파업을 하겠다는 건 좀처럼 이해하기 힘듭니다.
노조가 원하는 건 기본급을 지난해보다 12만 원 올리고 그것의 250%를 성과금으로 지급해달라는 겁니다. 근로자의 평균연봉이 6,500만 원이 넘고, 기업은 지난해 3천억 원이 넘는 영업 적자를 기록했는데 말입니다. 거기다 사내 하청업체 근로자들에게도 투표권을 부여해 이들의 처우를 개선해달라고 합니다.
하청업체 직원들의 임금도 25% 인상하고 학자금과 유급 휴가도 보장하는 등 원청 직원들 수준으로 말이지요. 140여 개, 만 4천 명의 근로자가 있는 하청업체는 엄연히 경영자가 따로 있는데 말입니다. 원청, 하청 구분 없이 동등한 대우를 원하는 순수한 의도라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청 근로자들에게도 조합원 가입 자격을 준다면 생각은 좀 달라집니다. 가입비를 내는 조합원이 는다는 건 결국 노조의 규모를 키우겠다는 거니까요.
지난 5년간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해양플랜트 공사는 단 1건. 올 상반기 수주 물량도 목표의 20%밖에 안 돼, 작업장 11개 중 4개를 그냥 놀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회사야 어떻게 되건 말건 노조 힘만 키우면 된다는 건 설마 아니겠지요.
지난 5월 대우조선해양과 합병을 결정하는 주주총회를 방해한 혐의로 노조가 사측에 1억 5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는 엄연한 불법이라는 건데, 투쟁과 항전의 결과가 불법이라면 그 정당성을 신뢰할 수 있을까요.
식상하지만 이 말밖에 생각나질 않습니다. 과거 나라를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결사 항전 했던 이들은 '나라가 있어야 내가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 노조가 투쟁하고 항전하는 상대, 그 회사가 있어야 내가 있다는 생각 한 번만 해봤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