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개가 다른 개에 물려 죽어가도…‘물건’ 취급받는 반려견

【 앵커멘트 】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 집에서 가족 같은 애완견 기르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이런 소중한 내 반려견이 다른 반려견에 의해 다치거나 죽게 된다면 가해 견주는 어떤 책임을 져야 할까요?
심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배 부분의 깊은 상처에, 온몸이 물어뜯긴 흔적으로 시뻘겋습니다.

며칠 전 서 모 씨의 반려견 빵이는 공원에서 산책하다 만난 다른 개에 물려 생사를 오가는 중태에 빠졌습니다.

▶ 인터뷰 : 서 모 씨 / 피해 견주
- "진돗개가 다가와서 2분에서 3분 정도 물고 안 놓고 흔들고…. (진돗개 견주는) 목줄을 안 하고 있어서 당길수도 없어서 계속 어떡해, 어떡해만."

서 씨는 진돗개 견주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돌아온 건 처벌할 수 없다는 답변이었습니다.

가족같이 기르던 개라도 그저 소유물로 보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심가현 / 기자
- "전체 가구의 28% 이상이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동물 양육인구 1,000만 시대를 맞았지만, 현행법상 개는 여전히 '물건'입니다."

그러다보니 소송으로 배상받을 수 있는 건 구입 당시 가격과 치료비 정도가 전부입니다.

이와 달리 유럽에선 민법 상 반려동물을 희로애락을 느끼는, 물건 이상의 '제3의 존재'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일부 주에선 개를 공격한 가해견을 안락사하는 등 처벌도 가능합니다.

▶ 인터뷰 : 허윤 / 변호사
- "실제로 반려견을 키운 기간이나 가족들의 애착도 이런 걸 따져서 법원이 위자료를 대폭 올린다면 이런 상황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폭넓게 확산된 반려견 문화를 고려해 제도를 손보는 일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MBN 뉴스 심가현입니다.

영상취재 : 이우진 기자·김영환 VJ
영상편집 :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