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화장실을 이용하려다 입구에서 훤히 보이는 남자화장실 내부 모습에 민망하셨던 적 있을 겁니다.
지난해 초 '복도 등 외부에서 내부가 보여서는 안된다'는 관련 법까지 생겼지만, 지켜지지 않는 곳이 여전히 많았습니다.
심가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공중화장실 입구,
따라 들어가 몸을 트니 그제야 안쪽에 소변기가 보입니다.
지난해 1월 밖에서 화장실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공중화장실 법이 개정된 뒤 만들어진 남성용 공중화장실입니다.
하지만 법 개정 이전에 지어진 화장실은 해당되지 않습니다.
실제 서울 시내 공중화장실 30여 곳을 직접 확인한 결과 3분의 1인 10여 곳은 여전히 밖에서도 내부가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 스탠딩 : 심가현 / 기자
- "이 공중화장실 입구에는 보시다시피 문이 설치돼 있지 않고, 안에는 큰 창이 있어 안이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 인터뷰 : 서정우 / 서울 광장동
- "동성들끼리도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아닌데 이성들이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
불편한 건 남성들뿐이 아닙니다.
▶ 인터뷰 : 이유리 / 서울 응암동
- "민망해서 고개를 돌릴 때가 있는데 남자분들도 보호를 해 줘야 하지 않나…."
이 중엔 문 자체가 없거나 있어도 투명, 혹은 받침목으로 고정돼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습니다.
▶ 인터뷰 : 안형준 / 건국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
- "남성의 프라이버시도 여성만큼 소중하거든요. 지금 이미 설치된 데는 임시든 최소한의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는 가림막이 필요하다…."
실제로 최근 한 지하철 역은 이용객들의 민원으로 남자화장실 입구를 가리는 가림막을 추가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의 인식이 많이 바뀐 만큼 민망한 공중화장실을 개선할 세심한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 뉴스 심가현입니다. [gohyun@mbn.co.kr]
영상취재 : 문진웅·김영진·이동학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