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때 유언비어 유포로 실형 받은 시민 재심서 47년만에 무죄 선고

박정희 정권이 발동한 계엄령 때 "세상이 한번 뒤집어져야 한다"는 한마디로 옥살이를 한 시민이 47년 만에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창원지법 형사1부(류기인 부장판사)는 유언비어를 금지한 계엄법 위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1986년 사망한 황 모 씨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오늘(5일)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1972년 10월 비상계엄 선포 후 내려진 계엄 포고령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무효다"며 "무효인 계엄 포고에 근거한 공소사실은 더 유지될 수 없다"며 고 판시했습니다.

황 씨는 1972년 10월 27일 경남 산청군 단성면의 한 도로변에서 '대통령 임기가 6년'이라는 헌법개정안 내용을 듣고 "세상이 한번 뒤집어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한마디로 잡혀간 황 씨에게 부산경남지구 보통군법회의는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황 씨는 상급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으로 감형됐지만, 수개월 동안 감방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황 씨는 사망했지만, 검사가 계엄법 위반죄 판결이 무효라며 재심청구를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