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지자체가 동네의 환경을 정비해 범죄를 예방하는 사업인 이른바 '셉테드'라는 걸 앞다퉈 도입하고 있습니다.
예를들면 침입범죄 예방을 위해 건물에 형광물질을 바른다던가, 담벼락과 마을 계단 등에 밝은 그림을 그린다든가 종류도 가지가지인데요.
취지는 참 좋은데 문제가 관리가 잘 안된다는 겁니다.
강세현 기자가 몇몇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금품을 훔치려고 가스관을 타고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런 침입 범죄를 막으려고 많은 지자체들이」「몸에 묻으면 잘 지워지지 않는 특수형광물질을 담과 가스관에 바르는 사업을 속속 시행하고 있습니다.
저층 주택이 밀집된 한 도입 지역을 찾아갔습니다.
범죄 예방을 위해선 이처럼 표지판을 세워 적극 홍보하는 게 필요하지만 막상 표지판이 없는 골목이 대부분입니다.
심지어 지역 주민조차 모를 정도입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저희 동네에 발라져 있는지 잘 몰라서…. (표지판을) 한 번도 본 적 없고."
서울시는 건물 3천 5백여 곳에 형광물질을 도포했지만, 설치된 표지판은 단 91개로 건물 38채당 한 개 밖에 없습니다.
2년 전 형광물질을 도포했던 또 다른 지역은 이미 사업이 중단됐습니다.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특수형광물질의 유효기간은 6개월 정도지만, 한 번 바르고 다시 바르지 않는 경우가 잦습니다."
예산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게 이유입니다.
▶ 인터뷰(☎) : 구청 관계자
- "작년에도 안 했고 올해도 사업 계획은 없어요. 예산적인 부분이죠."
다른 사업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여성이 많이 다니는 이 도로 역시 밤길 안전을 위해 도로 바닥에 불빛이 나는 솔라표지병이 설치됐었습니다.
하지만 도로 보수 공사 과정에서 슬그머니 사라지고, 빛이 나지 않는 일반 표지병이 대신 설치됐습니다.
▶ 인터뷰(☎) : 곽대경 /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 "인력과 예산상의 부족이 있고, 담당 공무원과 지역 주민들의 관심도가 저하되는 것도 문제…."
주민 안전을 위해 도입한 각종 범죄예방 정책이 반짝 전시행정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영상취재 : 문진웅·임채웅·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