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의 끝판왕으로 불린 9.13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지 1년이 됐습니다. 3기 신도시와 세금, 대출, 공급을 총망라한 고강도 대책으로, 솔직히 이번엔 집값 좀 잡히려나 기대도 좀 했습니다만, 아시다시피 지금까지의 결과는 그렇지 못합니다.
오히려 비싼 집은 더 오르고 싼 집은 더 내려가는 양극화만 심해졌지요.
9·13 대책 이전과 이후 1년간 주택 거래를 보면, 9억 원을 초과한 주택은 이전에 비해 7.4%가 늘었고, 9억 원 이하는 같은 비율로 줄었거든요. 서민들이 주로 찾는 5억 원 미만의 주택 거래도 4.3%나 줄었습니다.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인해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고 현금이 많은 이들만 주택을 산 겁니다.
9·13 대책 이후에도 아파트값이 안 잡히자, 궁여지책으로 지난달 분양가 상한제 확대 방안까지 내놨지만, 서울은 신축 아파트값이 더 오르며 주택 청약 과열 현상까지 나타났고, 지방은 가격 하락에 미분양 물량까지 급증해 주택 시장이 붕괴할 위험에 몰렸습니다. 장고 끝에 악수 둔 걸까요.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소득 차도 그렇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은 물론 서울 강남과 강북, 서울과 지방 간 집값까지. 그 격차가 좁혀지긴커녕 더 벌어지고 있는 상황.
'모두에게 공평한 나라, 함께 잘 사는 나라를 소망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 추석 인사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번 추석엔 우리 모두가 공평하게, 함께 볼 수 있는 건 저 보름달뿐인 것 같습니다. 내년엔 좀 달라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