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파주 넘어 연천까지…광범위한 확산 우려

경기도 파주에 이어 연천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국은 경기와 강원(철원) 6개 시·군을 중점관리 지역으로 지정하고 광범위한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8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연천군 백학면 양돈농장이 이날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해당 농장은 지난 17일 오후 2시께 사육 중인 돼지 2000여마리 중 어미돼지 1마리가 폐사하자 방역 당국에 신고했다. 이로써 전 날 파주에서 국내 최초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된 후 모두 2건이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연천 발생 농장과 인근 2개 농장에서 사육중인 돼지 4700마리에 대한 살처분 조치에 들어갔다. 다른 2개 농장은 부자가 운영하는 곳으로 서로 맞닿아 있다.
연천 발생 농장은 국내 첫 확진 판정이 나온 파주시 연다산동과 약 50㎞ 거리에 위치해 있다. 두 농장은 직접적인 역학관계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잇따라 확진 판정이 내려지면서 이미 경기도 북부지역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번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경기 양주시 은현면에서 양돈농장을 운영하는 이모(64)씨는 "백신까지 없다보니 전염되면 끝이다"며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불안감을 떨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광범위한 확산이 우려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경기 파주·연천·포천·동두천·김포와 인접 지역인 강원 철원까지 6개 시·군을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점관리 지역'으로 지정하고 집중 방역에 나섰다.
농식품부는 중점관리 지역 생석회 공급량을 다른 지역보다 최대 4배까지 늘려 축사 주변에 집중적으로 살포할 방침이다. 또 양돈농장에 대한 돼지반출금지 조치 기간을 기존 1주에서 3주간으로 연장하고, 지정된 도축장에서만 도축·출하하도록 제한해 타지역 반출을 원천 봉쇄했다.
하지만 아직 감염 경로가 명확하지 않은데다 잠복기 등을 고려할 때 다른 지역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경기 북부권 외 도시들도 예찰 및 방역에 모든 행정력을 쏟고 있다.
경기도와 인접한 인천시는 시청 재난상황실에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마련하고, 24시간 비상체계를 가동했다. 인천에는 북한과 인접한 강화군, 옹진군을 비롯해 5개 군·구 43개 농가에서 돼지 4만300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강원도도 앞서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설치한 11개 거점소독시설을 12개소로 늘리고, 통제초소도 6개소에서 10개소로 확대했다. 역학조사 등 소독시설이나 통제초소 확대가 필요하면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지홍구 기자 / 이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