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200만 명 이상의 경찰 투입, 2만 1천여 명 용의자와 참고인 조사.
그럼에도, 단서조차 찾지 못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의 덜미를 잡은 건 DNA 분석기법이었습니다.
(이어서) 조경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33년 동안 꽁꽁 숨어 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의 덜미를 잡은 건 'DNA 분석기법'입니다.
경찰은 지난 7월 창고에 잠들어 있던 이 사건 증거물을 국과수로 보내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그 결과, 용의자 이 모 씨의 것과 일치하는 DNA가 검출됐습니다.
DNA 기술이 개발될 때마다 경찰은 대조 작업을 벌여왔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는데, 이번엔 달랐던 겁니다.
실제로 DNA 분석기법은 화성연쇄살인사건때 국내에 처음 도입됐습니다.
당시에는 용의선상에 오른 사람과 일대일로 대조하는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적은 양의 검체에서 더 많은 양의 정밀 유전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수준까지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DNA 분석 가능한 대상이 많아지면서, 대조할 수 있는 경우의 수도 크게 늘어난 겁니다.
경찰의 강한 수사 의지도 주요했습니다.
이 사건은 이미 지난 2006년 4월 2일로 공소시효가 끝이 났지만, 경찰은 이례적으로 수사 기록을 폐기하지 않고 영구보존키로 했습니다.
이후에도 관련 제보를 접수하고, 보관 증거를 분석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습니다.
미제사건 전담팀이 꾸려졌고, DNA 기술 발전과 더불어 용의자 특정이 가능했습니다.
경찰은 이르면 오늘 2차, 3차, 4차 사건 증거물에서 나온 DNA도 국과수 분석을 의뢰할 예정입니다.
또, 당시 수사기록을 다시 분석하는 등 추가 조사를 벌여 DNA가 지목한 이 씨가 진범인지 여부를 결론 내릴 방침입니다.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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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오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