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이 확산하면서 살처분되는 돼지들도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법적 절차를 무시한 채 돼지를 산 채로 묻는 일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김지영 기자입니다.
【 기자 】
한 동물단체가 찍은 돼지 살처분 현장입니다.
인부들이 돼지를 발로 차거나 거칠게 잡아 구덩이에 넣고, 땅에 묻기 위에 집게로 들어 올린 돼지들은 여전히 의식이 있는 상태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칩니다.
통상 가축전염병 예방을 위해 사용되는 살처분 방식은 가스법으로, 먼저 가축을 구덩이에 넣고 이산화탄소 등을 주입해 질식시킨 뒤 통에 담아 땅속에 묻습니다.
규정대로라면 살처분 시 반드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다음 도살 또는 매몰 단계로 넘어가야 하지만 이처럼 지침은 무용지물입니다.
동물권단체들이 돼지 가면을 쓰고 광화문광장으로 나온 이유입니다.
돼지 가면을 쓴 사람들이 마대자루에 들어가 앉아있고, 뒤로는 '불법 생매장 중단' 등이 적힌 팻말이 가득합니다.
돼지 가면 퍼포먼스를 통해 산 채로 매장되는 주먹구구식 살처분 현장을 재현했습니다.
▶ 인터뷰 : 이원복 /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
- "돼지들은 의식이 깨어나거나 다시 살아 있는 상태로 생매장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불과 일주일 전 "생매장이 일어나지 않도록 살처분 과정을 꼼꼼하게 살피겠다"고 밝혔지만용역업체에 살처분을 맡긴 지자체는 관리감독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동물단체는 생매장 살처분 중단을 요구하는 항의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습니다.
MBN뉴스 김지영입니다. [gutjy@mbn.co.kr]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