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추후 수사는 어떻게?…검찰, 구속영장 고민

【 앵커멘트 】
검찰이 정경심 교수를 비공개 소환했는데, 결국 건강상의 이유로 조사를 중단하고 귀가시켰습니다.
검찰의 비공개 소환 결정 배경, 또 앞으로의 수사 전망 이권열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비공개 소환이면 기자들도 오늘 정경심 교수가 올지, 안 올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거죠?

【 기자 】
검찰에서는 정경심 교수가 언제 올 것이라고 밝힌 바가 없습니다.

그래서 기자들이 막연하게 며칠전부터 계속 검찰청사 앞에서 대기했습니다.

오늘 일부 기자들은 정 교수 집 앞에서 새벽부터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기자들도 정 교수를 보지 못했습니다.

정 교수가 집이 아닌 다른 곳에 있다가 아침에 검찰청사로 향한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2 】
그런데 기자들이 검찰청사 앞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정경심 교수가 기자들 모르게 들어갈 수 있나요?

【 기자 】
서울중앙지검에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있고요, 지하 주차장과 연결된 문이 있습니다.

정 교수는 이 문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차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면 기자들이 알기는 어렵습니다.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서 조사실까지 가려면 검찰 직원 누군가 안내는 해줘야 합니다.

검찰 측과 이런 부분에 대해서 사전 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2-1 】
보통 그런걸 대비해서 기자들은 지하 주차장에서도 대기하지 않나요?

【 기자 】
지하 주차장 앞에서도 대기는 했는데 주차장 철문이 차가 들어갈 때만 열리고 바로 닫힙니다.

차가 오면 그 안에 누가 탔는지 멀리서 살펴 봐야되는데 알아보기가 어려운 상황이긴 합니다.

【 질문3 】
그런 점 때문에 야당에서는 '황제 소환'이라고까지 비판하고 있잖아요.
특혜라고 볼 수 있나요?

【 기자 】
소환을 공개할 수 있는 범위가 법무부 훈령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사건 관계인이 공적 인물인 경우입니다.

공적 인물의 대상도 고위 공직자, 정당 대표 등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법무부 훈령으로 본다면, 정 교수는 공적 인물은 아닌 겁니다.

하지만, 과거 최순실 씨 소환을 공개한 전례를 본다면 공적 인물은 아니더라도 국민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공개를 하는 게 맞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다만, 건강 상태를 고려했다는 게 검찰 설명인 만큼 무조건 특혜라고 못 박기는 어렵습니다.

【 질문 3-1 】
그럼 앞으로 다른 이가 건강이 안좋다고 하면 이렇게 해야하는 건가요?

【 기자 】
그런 점에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법무부에서 수사공보준칙 개정에 나선 상태인데요.

형평성 논란이 없도록 수사공보준칙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4 】
검찰이 문재인 대통령의 개혁 주문을 의식한 것 아니냐, 이런 말도 나오죠?

【 기자 】
검찰은 정 교수를 통상 방식대로 청사 1층으로 출석하게 할 계획이었습니다.

1층 현관으로 오면 기자들이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공개 소환이라는 말이 나온 겁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수사 관행 등을 개혁해야 한다고 검찰에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검찰 내부에서 비공개 소환 이야기가 흘러나온 시점이 이번 주초입니다.

검찰은 자체적인 판단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문 대통령이 검찰 개혁을 요구하자 소환 방식을 고민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5 】
정경심 교수 조사가 건강 상태 때문에 중단됐잖아요.
건강 상태가 많이 안 좋은가요?

【 기자 】
정확한 상태는 알려지지 않지만 정 교수가 과거 영국 유학 시절에 사고를 당해서 후유증을 앓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얼마 전 자택 압수수색 때도 충격을 받아서 구급차를 부를 뻔한 상황이 되기도 했습니다.

【 질문6 】
이렇게 건강 문제로 검찰 조사가 중단되는 경우가 있나요?

【 기자 】
있습니다.

지난해 1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이 검찰 조사를 받다 건강 상태를 이유로 조사 4시간 만에 조사가 중단된 사례가 있습니다.

【 질문 6-1 】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듭니다.
정 교수가 스스로 중단을 요청했기 때문에 오늘 조사를 다 못마쳤잖아요, 사실 그럼 당연히 또 불려와야하는데, 정 교수 입장이라면 오늘로 끝내고 싶었을 듯 합니다. 그런데도 일찍 간건, 물론 건강상 이유도 있겠지만, 검찰이 생각보다 많은 증거를 갖고 있어서 다시 대책을 세우기 위한 건 아닐까...?

【 기자 】
그렇게 추측할 수도 있겠지만,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앞으로 수사 상황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질문7 】
앞으로 수사가 어떻게 될지 궁금한데요, 검찰이 정경심 교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나요?

【 기자 】
정 교수가 증거 인멸 의혹을 받다 보니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조금씩 힘을 얻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이 수사 관행 개선을 요구한데다 정 교수의 건강 상태가 또 하나의 변수가 됐습니다.

구속 영장 발부 여부도 관건입니다.

현직 장관 부인이 도주를 할 가능성이 없는 만큼 영장 발부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영장이 기각되면 검찰이 조 장관 임명을 막기 위해서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비난이 바로 나올 겁니다.

다만, 현재까지 검찰 내부 기류는 구속수사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앵커멘트 】
영장이 기각되면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 문제까지 거론될 수도 있겠네요.
검찰의 고민이 깊어질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이권열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