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신고 않고 설탕물 먹여…수상한 명상수련원

제주의 한 명상수련원이 50대 남자가 숨졌지만 신고를 하지 않고 사신에 설탕물을 먹여온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제주 서부경찰서는 17일 "수련원장과 관계자 2명이 숨진 A씨(57)의 시신을 매일 닦고 설탕물을 먹인 진술이 나와 이들 3명을 사체은닉, 유기차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월 30일 부인 등 일행 2명과 함께 수련원에 도착했고 9월 2일 이후 연락이 끊겼다.
A씨 부인은 수련원측에 면회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결국 지난 15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해당 명상수련원을 찾아가 3층 수련실 내에서 모기장 안에 이불이 덮인 채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이 수색하려하자 원장 B씨(58)는 "A씨가 지금 명상에 빠져 있다. 들어가면 다친다"고 말해 119구급차를 대기시킨 뒤 현장에 진입했다.
A씨는 발견당시 이미 부패가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수련원 문을 열자 시신 썩는 냄새가 사방으로 퍼져 숨을 쉬기가 힘들 정도였다"고 전했다.
경찰은 B씨 등이 A씨가 숨진 사실을 신고하지 않고 방채한 채 시신을 닦고 설탕물을 주입한 이유 등에 대해 밝혀내지 못했다.
사망원인도 미궁에 빠졌다. 경찰은 A씨가 평소 지병이 없었다는 점과 부검결과 타살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혀내기 위해 약독물 검사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경찰은 해당 수련원이 종교단체 등과 연관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되는 초기 단계로 앞으로 원장 등을 상대로 시신 방치 이유 등 의문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 = 박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