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철원군 민통선 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감염된 멧돼지 폐사체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강원도내 접경지역 축제·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18일 강원도와 접경지역 기초단체에 따르면 경기지역 ASF 발생 농가와 인접한 철원군은 지역 대표 가을 축제인 태봉제를 전격 취소한 데 이어 이달 접경지역에서 예정한 '철원 DMZ 관광의 달' 프로그램도 취소했다. 멧돼지 폐사체에서 발견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축제 등을 통해 돼지 농가로 옮겨지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철원군은 이와 함께 연말까지 예정된 문화 난장판, 평화이음 토요콘서트, 프린지 페스티벌 등 지역 내 문화공연 행사도 모두 취소했다.
양구군도 오는 26∼27일 개최 예정이던 2019 DMZ 펀치볼 시래기 축제와 다음 달 2∼3일로 예정된 2019 양구 사과 축제를 전격 취소했다. 우리나라 걷기여행축제의 하나로 다음 달까지 총 5차례 개최 예정이던 금강산 평화바람길 걷기 행사도 취소하기로 했다.
화천군은 오는 20일 2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던 DMZ 리버스 랠리 자전거대회를 전격 취소하고, 인제군은 지난 11∼13일 열린 합강문화제의 개회식과 대규모 체육행사를 취소, 고성군은 DMZ 평화의 길 운영을 중단하는 등 도내 접경지역 축제·행사가 줄줄이 열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축제·행사가 잇따라 취소되자 접경지 상인들 사이에서는 지역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일규 한국외식업중앙회 양구군지부장은 "육군 2사단 해체, 위수지역 해제 등 악재가 겹쳐 상경기가 술렁이는 가운데 돼지열병으로 축제까지 줄줄이 취소되니 죽을 맛"이라며 "방역 차단이 최우선이라 상인들은 얘기도 못 하고 속앓이만
접경지역 지자체 관계자는 "지금은 방역 비상 상황이라 주민과 상인들이 피해를 감내하고 있지만, 상황이 길어진다면 참기 힘들 것"이라며 "축제가 취소되면서 상인들이 하루 몇 차례씩 예약 취소 전화를 받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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